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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미국 정치 폭력…공직은 왜 '고위험 직업'이 되었나

  • 김동욱 기자
  • 입력 2026.10.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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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회 위협 조사 1년 새 58% 급증…정치인 넘어 가족까지 겨냥, 출마와 정치 활동도 위축

[인터내셔널포커스]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2주 앞두고 정치권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선거에서 이기고 지는 문제만이 아니다. 이제 미국 정치인들은 유권자를 만나러 나갈 때도 자신과 가족의 안전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미국에서 공직은 언제부터 이렇게 위험한 자리가 됐을까.


미국 뉴욕타임스가 정보공개 청구로 확보한 기록과 법원 문서, 수사기관 자료 등을 분석한 조사에서는 정치인을 향한 폭력 위협이 연방정부와 지방정부를 가리지 않고 확산하는 양상이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주지사 50명 가운데 최소 44명,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최소 70명, 하원의원 435명 중 최소 185명이 본인이나 가족, 직원에 대한 폭력 위협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거 관리를 책임지는 주 국무장관 역시 절반 이상이 위협 대상에 포함됐다.


협박은 단순한 욕설에 그치지 않는다. 살해와 성폭행을 예고하는 메시지가 전화와 이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달된다. 정치인의 정책이나 발언에 불만을 품었다는 이유로 가족까지 위협하는 일도 벌어진다.


실제 공격도 이어졌다. 2024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유세장에서 총격을 받아 귀에 부상을 입었다. 2025년에는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관저에 방화 사건이 발생했고, 미네소타주에서는 민주당 소속 주의원과 남편이 자택에서 총격으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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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경찰의 공식 통계는 위협의 증가세를 보여준다. 의원과 가족, 직원 및 의회 시설을 대상으로 한 위협성 언행과 통신 등에 대한 평가 사건은 2023년 8008건에서 2024년 9474건, 2025년 1만4938건으로 늘었다. 2025년 증가율은 전년 대비 약 58%다.


물론 이 수치가 모두 실제 범죄나 살해 협박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검토해야 할 위험 신호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프린스턴대 분열극복연구소가 올해 7월 23일 발표한 조사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2026년 1분기 미국 지방 선출직 공직자 460여 명을 조사한 결과, 54%가 모욕이나 괴롭힘, 협박, 신체적 공격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실제 협박을 경험한 비율은 17%, 신체적 공격은 1%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치 활동의 위축이다. 응답자의 76%는 적대적 행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적어도 한 가지 정치·사회 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줄었다고 밝혔다. 43%는 재선 출마를, 47%는 논쟁적인 현안을 다루는 일을 꺼리게 됐다고 답했다. 정치 폭력이 실제 공격을 넘어 공직자들의 판단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미국 정치 폭력의 또 다른 문제가 드러난다. 위협을 견딜 수 있는 사람만 정치에 남는다면 어떻게 될까. 유권자의 선택지는 좁아지고, 논쟁적인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도 줄어들 수 있다.


정치 폭력은 특정 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정치인 모두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극심한 진영 대립과 온라인상의 적대적 언어, 음모론 등이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총기 접근성까지 더해지면서 위협이 실제 공격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정치적 반대자를 설득해야 할 경쟁자가 아니라 없애야 할 적으로 보는 분위기에서는 타협도 어려워진다. 상대 진영의 승리를 국가적 재앙처럼 묘사하는 언어가 반복될수록 정치적 적대감은 일상으로 스며든다.


미국 의회경찰은 경호 강화와 지역 수사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경호 인력을 늘리는 것만으로 정치인을 향한 적대감까지 없앨 수는 없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시민이 권력을 선택하는 절차다. 그런데 공직에 도전하려는 사람이 정책과 능력보다 가족의 안전을 먼저 계산해야 한다면 그 선택의 폭은 이미 좁아진 셈이다.


정치인을 지키는 경호 인력은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정치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의 빈자리는 누가 채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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