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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꺼낸 '신얄타 카드'…미·중·러 3자 회담에 숨은 계산

  • 김주영 기자
  • 입력 2026.10.1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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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중국 선전 APEC 계기 회동 추진…러시아 제재 완화 속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새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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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배경으로 미·중·러 3자 정상회담 추진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외교적 이해관계를 표현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장소로 거론되는 곳은 오는 11월 18~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중국 선전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라지만, 정작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참여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푸틴이 지난 9일 트럼프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은 구상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크렘린궁도 회담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미국의 참석 여부와 구체적인 의제는 확정되지 않았다.


푸틴의 제안은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달라지는 시점에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러시아산 경유 구매에 합의하고 일부 제재를 면제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는 러시아가 경제적 숨통까지 틔우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러한 조치가 전쟁을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가 노리는 것은 단순한 정상 간 만남 이상일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을 종전 협상의 중심에 세우면 우크라이나 문제를 유럽의 안보 현안에서 강대국 간 협상 의제로 확대할 수 있다. 서방의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겪어온 푸틴에게는 러시아가 여전히 국제질서를 결정하는 주요 국가임을 과시할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의 입장도 간단하지 않다. 시진핑은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유럽과의 경제관계도 관리해야 한다. 회담을 주재해 종전 협상에 기여한다면 외교적 성과를 얻겠지만, 러시아의 요구를 뒷받침하는 자리로 비칠 경우 유럽의 경계심을 키울 수 있다.


트럼프에게는 전쟁 종식이라는 정치적 성과가 걸려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 실제 휴전으로 이어질지는 별개 문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19일 3자 회담이 논의된 사실을 인정하면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구상이 1945년 얄타회담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미국·영국·소련 정상은 전후 유럽의 질서를 논의했다. 오늘날 세 강대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안보 문제를 직접 협상한다면 당사국의 의사가 얼마나 반영될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른다.


물론 회담이 성사된다고 종전 합의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무역과 제재, 대만 문제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공동 의제를 마련하는 일부터 쉽지 않다.


푸틴은 이미 외교적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선전에서 세 정상이 마주 앉더라도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지 않는 합의로 전쟁을 끝내기는 어렵다. 강대국 간 거래가 평화협정을 대신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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