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전쟁터로 향한 305명…아프리카 바다에서 139명 참변

  • 화영 기자
  • 입력 2026.10.18 09:24
  • 글자크기설정

  • 어린이 15명 포함, 84명 실종…돌아온 사람들도 다시 배에 오르는 위험한 이주 경로

[인터내셔널포커스] 배에 올라탄 순간부터 선미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바다를 건너기도 전에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 8일 밤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 해안에서 예멘으로 향하던 이주민 선박에 벌어진 일이다.


국제이주기구(IOM)가 11일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는 305명이 타고 있었다. 최소 139명이 숨졌고 84명은 실종됐다.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도 15명이나 된다. 살아남은 사람은 82명뿐이다.


사고는 지부티 북부 오보크 인근 게헤레 해안에서 발생했다. IOM 지부티 대표 알렉상드르 쿠아삭은 AFP통신에 생존자들이 배에 타자마자 선미부터 가라앉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과도한 승선 인원이 침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18096.jpg
▲ 바다 위에 많은 사람이 탑승한 선박과 소형 보트. 동아프리카에서 예멘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은 과밀 승선과 해상 사고 등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자료사진)

 

사고 이후 해안에서는 시신 수습 작업이 이어졌다. 일부 희생자는 이름도 확인되지 않은 채 공동묘지에 묻혔다. 구조된 사람들은 바닷물을 삼킨 데 따른 치료를 받았고, 가족의 생사조차 모르는 이들에게는 심리 지원이 제공됐다.


이들이 향하던 예멘은 오랜 내전으로 주민들마저 피란길에 오르는 나라다. 그런데도 에티오피아 등 동아프리카 출신 이주민들은 예멘을 거쳐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걸프 국가로 가려 한다. 고향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분쟁과 가뭄까지 겹치면서 위험한 여정을 택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지부티는 이들이 아라비아반도로 건너가기 전 거치는 주요 길목이다. IOM에 따르면 9월 10일 이후 에티오피아에서 지부티로 들어온 이동 사례는 2만 건을 넘었다. 같은 기간 예멘에서는 피란민 3700여 명이 반대 방향으로 건너왔다. 예멘에서 돌아온 에티오피아 이주민도 539명에 달했다.


한쪽에서는 전쟁을 피해 탈출하고, 다른 쪽에서는 일자리를 찾아 그 전쟁터로 들어가려는 상황이다.


이 항로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동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를 잇는 동부 이주 경로에서 900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다. 바다를 무사히 건너더라도 인신매매와 착취, 구금의 위험이 기다린다.


IOM은 안전하고 합법적인 이주 경로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고향에서 생계를 이어갈 방법이 없는 사람들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번 사고로 살아남은 82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 가족들은 여전히 실종자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배가 가라앉은 자리에서 수색이 끝나더라도, 같은 바다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까지 멈출지는 알 수 없다.

ⓒ 인터내셔널포커스 & www.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추천뉴스

  • [수필] 세월 저편에 두고 온 열두 살의 고향
  • 러시아 제재까지 낮춘 미국…우크라이나보다 급해진 기름값
  • 중국차는 꺼린다더니…테슬라·BYD·지커, 한국 전기차 시장 잠식
  • ‘미국의 소리’ 정치적 소동…비용은 납세자 몫
  • 새 둥지 옮긴 연길 수상시장…국경절 연휴 첫날부터 북적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전쟁터로 향한 305명…아프리카 바다에서 139명 참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