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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1만 4천 명 백신 실험 논란…기니비사우 정부 “승인한 적 없다”

  • 김주영 기자
  • 입력 2026.10.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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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지원받는 덴마크 연구진, 절반은 출생 직후 접종 제외 계획…WHO도 연구윤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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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아프리카 지역의 의료진이 영아에게 예방접종을 하는 모습을 재구성한 이미지. 기니비사우에서 신생아 1만 4,000명을 대상으로 추진된 B형 간염 백신 연구가 승인 절차와 연구윤리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에서 신생아 1만 4,000명을 대상으로 추진된 백신 연구가 정부의 승인 부인으로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아기 절반에게 출생 직후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연구계획이 알려지면서 국제 보건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4일 기니비사우의 퀸힌 난토테 보건장관이 기자회견에서 해당 연구를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의학 연구는 국내법과 국제 윤리기준에 따라 정식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연구는 덴마크 연구진이 운영하는 반딤 보건 프로젝트가 추진해 왔다. 미국 정부와 민간 재단의 지원을 받아 신생아 1만 4,00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한쪽에만 출생 직후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아기들은 생후 6주까지 접종을 받지 않는다.


연구진은 백신 접종 시기에 따른 전체 사망률과 신경발달 등 건강 지표의 차이를 살펴보려 했다. 그러나 이미 예방 효과가 입증된 백신을 일부 신생아에게 제공하지 않는 방식이 적절한지를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형 간염의 모자간 감염을 막기 위해 출생 후 24시간 이내 첫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영유아기에 감염되면 만성 간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고, 훗날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승인 절차를 둘러싼 혼선도 드러났다. 덴마크 측 윤리위원회는 기니비사우에서 연구계획이 승인됐다는 설명을 듣고 진행을 허용했다. 하지만 현지 보건부는 수정된 계획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덴마크 윤리위원 가운데 최소 4명은 심사 과정에 반발해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연구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사업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연구비 160만 달러를 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백신 정책을 둘러싼 논쟁으로도 번졌다.


기니비사우는 올해 초 연구를 중단하고 추가 검토에 들어갔다. WHO 역시 연구 설계의 과학적 근거와 윤리적 보호장치에 중대한 우려가 있다며 신생아 백신 접종 확대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백신의 효능이 아니라 연구를 위해 이미 알려진 감염 위험을 아기들에게 감수하도록 해도 되는지에 있다. 현지 정부가 승인을 부인한 만큼 연구가 실제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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