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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개국서 4307편 몰린 재외동포문학상…국경 넘어 이어진 우리말의 힘

  • 허훈 기자
  • 입력 2026.10.1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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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70개국에서 4307편이 응모된 제28회 재외동포문학상. 국경을 넘어 한글로 이어지는 동포들의 문학과 삶을 표현한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낯선 나라에서 살아온 이야기가 한글로 쓰인 시와 소설, 수필이 돼 고국에 도착했다. 이민 생활의 고단함부터 가족과 고향에 대한 기억까지, 세계 곳곳에 흩어진 동포들의 삶이 문학 작품에 담겼다.


올해 제28회 재외동포문학상에는 70개국에서 4307편이 접수됐다. 지난해 61개국 2500여 편보다 크게 늘어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재외동포청은 지난 8월 심사를 마치고 체험수기·수필 5편, 시 4편, 단편소설 4편 등 모두 13편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시 부문 대상은 미국 동포 임줄리아의 '금 간 것들'이 차지했다. 단편소설에서는 미국 최윤희의 '영의 증명', 체험수기·수필에서는 오스트리아 이현의 '150유로의 절망, 300유로의 기적'이 각각 대상으로 선정됐다.


우수상에는 르완다 허효순의 시 '낙타의 길', 미국 박인숙의 단편소설 '초판본', 미국 이상희의 수필 '구겨진 지폐'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살아가는 동포의 작품도 수상작에 포함됐다.


심사에는 정호승·나희덕·문태준 시인과 은희경·편혜영 등 국내 문인들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동포들의 경험과 이를 문학으로 풀어낸 표현력을 높이 평가했다.


재외동포문학상은 1999년 시작됐다. 해외에 거주하면서도 우리말로 글을 쓰는 동포들에게 작품을 발표할 기회를 제공해 왔다. 올해 응모작이 크게 늘어난 점은 해외 한인사회의 한국어 문학 활동이 여전히 활발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수상자들은 지난 9월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한인주간 통합 개회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재외동포문학상 시상식도 진행돼 세계 각지에서 모인 동포들이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해외에서 태어나거나 오랜 세월 외국에서 생활한 동포에게 한국어는 일상에서 점차 멀어질 수도 있는 언어다. 그럼에도 자신의 경험을 한국어로 기록하고 작품으로 남기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4307편이라는 숫자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 안에 담긴 서로 다른 삶이다. 이민 1세대가 겪은 정착의 어려움과 다음 세대가 마주한 정체성의 고민은 각기 다른 이야기지만, 한글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이어지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수상작을 모아 작품집 '재외동포 문학의 창'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해외 동포들이 직접 써 내려간 이야기가 국내 독자들에게도 전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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