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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수온 치솟는다…강한 엘니뇨가 몰고 올 이상기후

  • 김준하 기자
  • 입력 2026.09.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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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크게 상승하는 엘니뇨와 그에 따른 가뭄·폭우 등 극단적인 기상 변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실제 관측 사진은 아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적도 태평양의 수온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엘니뇨가 빠르게 강해지면서 올겨울에는 1950년 이후 관측된 가장 강력한 수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가뭄과 폭우는 물론 농산물과 에너지 시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각국 기상당국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9월 10일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올가을과 2026~2027년 겨울 엘니뇨가 ‘매우 강한’ 수준으로 발달할 확률은 90%를 넘는다. 8월 니뇨3.4 해역의 수온 편차는 +1.8도까지 올라갔고, 동태평양 일부 해역에서는 +3도를 웃돌았다.


더 눈에 띄는 숫자는 75%다. NOAA는 오는 10~12월 3개월 평균 RONI가 +2.5도 이상을 기록해 1950년 이후 기존 엘니뇨의 강도를 넘어설 가능성을 75%로 잡았다. 전망대로라면 이번 엘니뇨는 기상 관측사에 남을 수준까지 강해질 수 있다.


바다 아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적도 태평양 수면 아래에서는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은 수온 편차가 넓게 관측되고 있다. 따뜻한 물이 상당량 쌓여 있다는 의미다. NOAA는 해양과 대기의 움직임이 함께 엘니뇨 강화 쪽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WMO는 엘니뇨가 내년 2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거의 100%로 보고 있다. 연말께 강도가 정점에 이르고 기후 영향은 2027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 비가 내리는 자리도 달라지고 있다. NOAA 관측에서는 중앙·동태평양의 대류와 강수가 강해진 반면 인도네시아 주변에서는 억제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여기에 인도양에서는 양의 인도양쌍극자(IOD)까지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에서는 가뭄 위험이 커질 수 있고, 반대편 지역에서는 폭우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다만 엘니뇨가 강하다고 모든 지역에서 전형적인 현상이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날씨보다 먼저 반응할 수 있다. 동남아의 강수 부족이 길어지면 팜유와 쌀 등 농산물 생산에 부담이 생긴다. 폭우가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수확과 운송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겨울 기온 변화는 천연가스와 전력 수요에도 영향을 준다. 엘니뇨가 단순한 기상현상에 머물지 않는 이유다.


한국 역시 태평양의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기상청이 8월 24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8월 9~15일 니뇨3.4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29.6도로 평년보다 2.7도 높았다. 기상청은 9~11월 수온이 계속 상승해 강한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음 국내 전망은 9월 23일 발표된다.


그렇다고 올겨울 한국이 무조건 따뜻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반도의 겨울은 엘니뇨뿐 아니라 시베리아 고기압과 북극의 찬 공기, 주변 해수면 온도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결정된다. 평균적으로 포근한 겨울에도 갑작스러운 한파나 많은 눈이 나타날 수 있다.


이번에는 엘니뇨의 ‘발생’보다 강도가 관건이다. NOAA가 제시한 75%라는 수치가 현실이 된다면 2026년 말 태평양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영역으로 들어간다. 그 여파가 어느 지역에 가뭄으로, 어느 지역에 폭우로 나타날지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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