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년 만에 이집트를 국빈 방문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긴장이 확산한 시점에 중국이 중동·아프리카의 전략적 요충지 이집트와 경제·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시 주석은 1일 밤 전용기편으로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부부가 공항에서 직접 시 주석 부부를 맞았다.
시 주석의 이집트 방문은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올해는 중국과 이집트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도착 직후 발표한 서면 연설에서 양국이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도 협력관계를 발전시켜왔다며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 주석과 엘시시 대통령은 2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협력과 국제·지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중동의 안보질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대규모 공습과 미사일·드론 공격을 주고받고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민간 유조선까지 공격받으면서 원유 수송 차질과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중동의 핵심 국가인 이집트와 관계를 강화하며 외교·경제적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집트는 미국으로부터 오랫동안 대규모 군사원조를 받아온 전통적인 미국의 중동 파트너다. 동시에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 유럽 등으로 외교·안보 협력 범위를 넓히며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 이집트의 군사협력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집트는 지난달 중국과 두 번째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의 J-16 전투기가 아프리카에 처음 배치됐으며 중국산 전투기와 이집트가 운용하는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가 함께 참여하는 훈련도 진행됐다.
경제 분야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이집트에서 제조업과 항만, 태양광, 그린수소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수에즈운하 경제지대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연결되는 전략적 거점으로 꼽힌다.
이집트가 갖는 지정학적 가치도 크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운하를 보유한 데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수단, 리비아와 인접해 중동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미·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위기로 중동의 안보·에너지 질서가 흔들리는 시점에 이뤄진 시진핑의 10년 만의 이집트 방문은 중국과 이집트의 관계 강화뿐 아니라 중동·아프리카를 둘러싼 주요국의 영향력 경쟁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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