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해군이 심해 정보수집과 해저 특수작전에 특화된 새로운 핵추진 잠수함을 준비하고 있다. 냉전시대부터 이어온 미국의 비밀 해저작전 능력이 차세대 버지니아급 잠수함으로 넘어가면서 해저 통신케이블과 무인잠수정 등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전쟁’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 해군과 미국 군사전문매체 더워존(TWZ) 등에 따르면 미 해군은 버지니아급 Block V 가운데 1척을 ‘수중·해저전(Subsea and Seabed Warfare·SSW)’ 임무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건조할 계획이다.
통상 Block V에는 순항미사일 등의 탑재 능력을 확대하는 버지니아 페이로드 모듈(VPM)이 설치된다. 그러나 해당 잠수함에는 VPM 대신 해저 특수임무를 위한 별도 설비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장비와 작전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새 잠수함은 현재 미 해군에서 특수 해저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울프급 공격형 핵잠수함 ‘지미 카터(USS Jimmy Carter·SSN-23)’호의 역할을 장기적으로 이어받을 플랫폼으로 주목된다.
2005년 취역한 지미 카터호는 시울프급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잠수함이다. 다른 시울프급과 달리 선체 중간에 약 30m 길이의 다목적 임무구역을 추가해 수중 무인체계와 원격조종잠수정(ROV), 특수전 장비 등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의 해저 정보전은 냉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 해군은 특수 개조 잠수함을 활용해 소련의 해저 통신망을 감시하고 해저에 떨어진 군사장비 등을 회수하는 비밀작전을 수행했다. 수중 음향감시체계도 구축해 소련 잠수함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중국 군사평론가 추이이량(崔轶亮)은 최근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심해 정보전 능력에 투자하면서 핵잠수함과 해저 감시체계 등을 연계한 비교적 완전한 ‘작전 사슬’을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해저 통신케이블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면서 심해가 새로운 안보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데이터 통신의 핵심 기반시설인 해저 케이블은 경제·금융뿐 아니라 국가안보와 군사통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2년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은 해저 기반시설의 취약성을 국제사회에 각인시켰다. 여기에 무인잠수정과 해저 센서 기술까지 발전하면서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심해에서도 장기간 감시와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해지고 있다.
미 해군이 지미 카터호에 이어 차세대 해저전 특화 핵잠수함까지 준비하면서 심해의 군사적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잠수함과 무인체계, 해저 센서와 통신케이블이 얽힌 바닷속 공간이 주요국 전략경쟁의 새로운 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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