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룡 선
우리는 흔히 법률과 도덕을 잘 운운한다. 법률에는 형사법 혹은 민사법을 위반하면 그에 따른 해당판결이 적용된다고 명확히 규정되여있다. 하지만 어떤 사연은 법적추궁에까지 미치지 못하지만 뭇사람들의 적개심과 분노를 자아내고 질책을 불러온다. 그것인즉 가정에서 안해 혹은 남편이 제3자를 불러들여 혼인위기를 초래하는 등 사례이다.
“아니, 뭐라구?!”
C의 말을 듣고 나는 무척 놀라워했다. 후- C는 얼굴에 암울한 그늘이 잔뜩 비껴갖고 련속 한숨을 토해냈다. 너무나도 처량해보였다. C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적절한 말구절이 떠오르지 않았다. 계속하여 C는 속이 갑갑해났던 모양, 몇번 기침을 깇더니 드디여 분통을 터뜨렸다.
“그동안 내가 혼자 모든것을 감당하면서 자식의 공부뒤바라지를 하며 가족만을 위해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C의 어조는 그닥 높지는 않았지만 절규처럼 들렸다.
나는 또한번 쓰라린 아픔을 느꼈다. 사실 한국으로 간 안해(한국체류날자 5년이 됨)로부터 며칠전 C한테로 전화가 걸려왔었다.
“나 말이예요. 한국에서 애인을 사귄지 퍼그나 돼요. 죄송하지만 절 기다리지 말아요.”
누군들 이런 말을 듣고 분통이 터지지 않겠는가!오죽 마음이 아팠으면 C는 얼굴이 잔뜩 이그러져갖고 애꿎은 담배만 풀썩풀썩 태우고있었다. 그가 불쌍하고 가여워났으며 한편 불현듯 사랑의 배신자인 그의 안해에 대한 일종 형언할수 없는 혐오감이 엄습해왔다.
미구하여 C는 나한테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C에 따르면 그제날 안해는 무던히도 자기를 사랑하고 잘 공대했었다 한다. 그리고 마음씨가 아주 착하고 순진했으며 집문밖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비교적 전통적인 녀인 즉 남의 남자의 얼굴 한번 쳐다볼 용기마저 없는 그런 타입의 녀인이였다. 그런 그녀가 일단 집문밖을 나서더니 도저히 믿을수 없을만큼 앵돌아졌던것이다…
부지중 또 다른 사연이 내 머리속에 석연히 떠올랐다.
“이제 와서 정말 후회되는구만. 내가 애인을 사귀지 않았어도…”
이는 A가 가정이 파멸되고나서 되풀이한 말이였다.
A는 안해가 출국한 후 매일매일 무료한 나날을 보냈었다. 그한테 있어서 안해의 빈자리는 너무나 컸다. 밤이면 꿈틀거리는 성욕구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때가 많았다.
A는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고 무도청에 다니기 시작, 어느날 오색령롱한 샌데리야 불빛이 명멸하는 무도청에서 한 녀인과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추다가 결국 어찌어찌하여 그 녀인과 눈이 맞았고 얼마후 드디여 A와 그녀와의 사이는 애인관계로 치닫게 되였다.
A는 애인을 만날적마다 마치 첫사랑을 속삭이는듯 기분이 설레이였고 마음은 흡족하기만 했다. A의 돈지갑은 가끔씩 애인을 위해 통이 크게 열려지군 했다. A는 이따금씩 남몰래 애인을 자기의 집안에 불러들이군 했다.
그날도 두 사람이 한덩어리로 되여 한참 뒹굴고있을 때 갑자기 집문이 열릴줄이야. A의 불륜행위는 언제부터인가 아버지를 예의주시하여 친정집으로 드나들던 딸자식한테 덜컥 걸려들고말았다.
A는 딸자식한테서 한바탕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딸자식은 부모의 리혼을 원하지 않았기에 아버지의 불륜에 대해 눈감고 덮기로 했다.
그럼에도 A는 자신에 대해 반성은커녕 오히려 애인과 함께 부부처럼 거리에서 활보했는가 하면 지어 공개석상에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애인한테 아주 빠져들고 미쳐버린셈이였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드디여 A의 탈선행위는 한국나들이를 하는 누군가에 의해 그의 안해의 귀에까지 전해지게 되였고 A의 안해는 결국 남편의 불륜을 용서하지 않았다.
A네 부부 역시 우에서 언급한 C네 부부처럼 워낙 금슬이 좋았었지만 불륜사로 인해 이 가정은 풍지박산나고말았다.
나는 담배 한가치를 천천히 태우며 사색의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생각을 더듬어보면 가정이란 배가 침몰되는 불행이 초래되는데는 애인을 사귀는 문제가 적지 않게 작용하고있었다. 부부가 떨어져 외롭게 살다보면 이성친구가 그리워지는것은 당연하다. 아직 젊은 남녀라면 더욱 그러할것이 아닌가?! 아무리 정직한 사람이라 해도 어찌 하루이틀도 아닌 몇년씩이나 홀몸의 세계에서 맴돌랴.
갈증으로 목마른 사람한테는 우선 물이 수요되듯이 외기러기로 고독하게 살아가기란 참으로 힘든것, 그러기때문에 이런 부부들이 외도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애인을 사귀다보면 호감이 생기게 되고 점차 떨어질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는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그것이 가정에 화근을 몰아와 비극이 초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애인이 있는 사람마다가 리혼으로 이어지는건 아니지만 애인으로 인해 리혼률이 상승선을 긋고있는 점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어느 한 위대한 철학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것이 가정이고 가정만이 유일한 락원이며 불행한 가정이 많으면 사회는 필연코 암흑으로 변하게 된다”고 했다. 이는 리치에 맞는 말이다. 그만큼 가정은 금은보화와도 바꿀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라 할수 있겠다.
돈때문에 현대판 “리산가족”으로 살아가는 길이 비록 고되더라도 이성관계에 있어서는 그래도 리지를 지키는것이 바람직한 자세인것 같다. 애인이란 그냥 친구와는 달리 유혹이 강한 자석과도 같은 존재이다. 한번의 접촉이 있으면 별스럽게 두번, 세번이 있게 되고 나중에는 벼랑가에 가닿게 된다. 그렇다면 이미 애인을 사귀여 둘관계가 달콤할지라도 가정의 안정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아쉽더라도 하루 속히 “굳바이”함이 명철한 처사가 아닐가? 그리고 “애인사귀기”에 앞서 가족이란 무엇이고 륜리도덕이란 무엇이며 특히 자식이 있는 부모라면 가정과 애인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가는 구태여 말치 않아도 아주 자명한 일이라고 곱씹어 말하고싶다.
오늘날 “애인시대”가 급물살을 타고 우리한테로 다가오고있다. 내마음은 내내 초조하고 무겁기만 하다.
애인을 사귀는 행위는 물론 법률이란 천평으로 판을 가를 일이 아니다만 사회와 뭇사람의 분노를 자아내고 질책을 받아 마땅하며 량심적견지에서 말한다면 “옥살이”를 하게 해도 과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적지 않은 가정들이 온역처럼 만연되는 애인붐으로 리혼이란 강진을 맞아 와그르르 무너져가고있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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