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년만에 연변을 다시 찾은 조선족 대중가수 구련옥
[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1988년 겨울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어느 한 극장무대, 당시 그 곳에서는 미국의 한인사회로 놓고 말하면 아주 “이색”적인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바로 이른바 “공산국가”에서 온 중국 조선족예술단의 대형공연이었던 것이다.
중국조선족의 쟁쟁한 중견가수들인 유병걸, 김만, 최경호, 조옥형 등이 무대에 오른 가운데 한 20대 초반의 여성가수가 관중들의 이목을 잡았다.
이름은 구련옥- 연변구연단 소속의 가수였다. 그녀가 부른 노래는 흘러간 옛노래 “찔레꽃”과 “섬마을 선생님”이었다.
잔잔하고도 애수가 잠긴듯한 구련옥씨의 노래에 미국의 한인 관중들은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냈고 미국의 한인사회는 중국 조선족사회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
공연이 끝나자 미국의 한인들은 구련옥, 조옥형 등 가수들의 손을 잡고 “너희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빼빼 마르고 그런줄 알았었는데 어쩌면 이렇게 이쁘고도 착하게 생겼느냐?”, “어쩌면 우리네 자식들과 똑 같게 생겼느냐? 동족은 속일 수 없구나”하며 찬탄해 마지 않았다. 어떤 노인장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990년, 구련옥씨는 연변가무단의 홍인철 가수와 함께 한국 KBS방송국 “가요무대”에 서기도 했다. 당시 그녀가 부른 노래는 흘러간 옛노래 “꿈에 본 내고향”이었다. 그 때는 한중수교전이어서 한국인들한테 있어서 중국 조선족사회는 일종 미지의 세계, 당시 한국무대에 선 방초선, 구련옥, 유병걸 등 가수들은 중국 조선족사회를 한국에 홍보하는 작용을 했다.
그 때로부터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구련옥씨는 연변가요로 된 “오빠의 편지”란 음반을 내면서 중국 조선족가요계의 여스타로 일약 떠올랐으며 1990년 제 4 회 “오주배(五洲杯)” 중국 전국 청년가수TV 콩쿠르에서 통속창법 3등을 쟁취, 1994년에는 제6회 “통업배(通业杯)” 중국 전국청년가수 TV콩쿠르에서는 우승이란 월계관을 따냈다.
그뿐이 아니었다. 연변라디오 방송국의 “매주일가”를 통해서는 구련옥씨의 목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었고 연변TV방송국 무대를 통해서는 구연옥씨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며 그녀가 부른 “보리차”, “해바라기”, “추억” 등 노래들은 오랫동안 트롯트가요 청취(시청)에 갈증을 느끼던 중국조선족들한테 하나의 싱싱한 세계를 보여주었다.
그러던 그녀가 지난 세기 90연대 중반부터 자기가 근무하던 연변구연단을 떠나 연길시(연변병원 서쪽 노무시작 골목)에 “구련옥 미용원”을 오픈, 자신이 오랫동안 꿈꿔오던 미용업에 투신했다. 그러면서 남편한테는 현숙한 아내로, 딸애한테는 자애로운 어머니로 되었다. 그 뒤 미용업에서 일정한 입지를 굳히자 대련으로 진출했다가 다시 몇년전부터 사천성 수부도시 성도로 진출해 대륙의 서부지구에서의 미용업개척자로 되었다.
그러던 구련옥씨가 일전 연길시 TV방송국이 개최하는 2015 연길시음력설야회 제작진의 부름을 받고 꿈에도 그리도 연변으로 달려왔다. 일찍 왕청현 천교령진의 상수촌이라는 오지에서 가수의 꿈을 키우던 구련옥씨었다. 연변 조선족관중들의 사랑과 받들림 속에서 가수생활을 하며 스타로 떠올랐던 구련옥씨었다. 그리고 가수생활이냐 아니면 개인사업이냐를 놓고 방황하다 결국 가수생활을 포기했던 구련옥씨었다. 가수생활의 포기- 이는 그녀가 가수생활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두가지를 다 성공할 수는 없었던 그 시기, 구련옥씨는 마이크와 작별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한다.
성도에는 단 하나밖에 없는 조선족 노래방에 가면 그제날 가수시절을 그리며 노래방 마이크를 잡고 한껏 열창하며 그 무드속에 흠뻑 빠지군 했다는 구련옥씨, 그녀가 노래방 마이크가 아닌 무대의 마이크를 다시 잡아보려고 연변으로 달려왔다.
이제 오래지 않아 방영되게 될 연길시 TV방송국 음력설 야회에서 오랫동안 연변관중들과 정들었던 스타가수 구련옥씨는 “매화향기”란 신곡을 선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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