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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교육은 받았는데 위험은 몰랐다…외국인 노동자의 언어 장벽

  • 허훈 기자
  • 입력 2026.10.2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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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산재 피해자 4년 새 21% 증가…기초안전교육 의무화와 다국어 지원 확대, 실제 현장은 얼마나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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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재현한 이미지. 외국인 노동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교육의 실효성과 작업현장의 의사소통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한국의 산업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안전교육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어로 설명하고 교육 이수 서명을 받는 것만으로는 사고를 예방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커지면서다. 작업 지시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거나 위험표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교육을 받았어도 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외국인 산업재해자는 2020년 7,583명에서 2024년 9,219명으로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산업재해 사고로 숨진 외국인 노동자도 매년 100명 안팎에 달했다. 다만 외국인 취업자 증가까지 고려하면 재해자 수만으로 사고 위험의 변화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지난 6월 18일 국회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 기초안전보건교육 의무화를 추진했다. 사업주가 채용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기초안전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고용노동부는 관련 규정이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현장 점검에서도 교육의 실효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9월 9일 경기도 안산의 외국인 노동자 다수 고용 제조업체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 지난 4월 감독에서 지적된 안전조치가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위험정보가 제대로 전달되는지도 살폈다.


당시 김 장관은 교육 실시 여부보다 노동자가 내용을 이해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림과 기호를 활용한 안전표지와 교재 사용도 주문했다. 다만 해당 사업장에서 실제로 교육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노동자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 안전리더 양성 규모도 지난해 100명에서 200명으로 확대했다. 한국어와 모국어에 능통한 외국인이 작업 지시와 안전교육 과정에서 통역을 돕고, 신규 노동자에게 안전수칙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다국어 안전보건 콘텐츠와 모바일 앱, 찾아가는 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지붕 공사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중국어와 베트남어, 태국어 등 17개 언어로 번역한 안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언어 문제만 해결한다고 산업재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추락방지 시설이 없거나 기계의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작업장이라면 노동자가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작업환경 자체도 낯설 수 있다. 출신 국가에 따라 안전교육 경험이 다르고,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더라도 사용하는 언어가 서로 다른 경우가 있다. 교육자료의 번역뿐 아니라 실제 작업 과정에서의 의사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정부의 안전교육 확대와 현장 점검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교육을 몇 차례 실시했는지보다 노동자가 위험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했는지에 관한 공개된 성과 자료는 제한적이다.


안전교육 이수 기록은 서류로 남는다. 그 교육이 작업현장에서 사고를 막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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