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외국인 300만 시대 앞둔 한국, 달라진 거리와 달라지지 않은 시선

  • 허훈 기자
  • 입력 2026.10.14 22:27
  • 글자크기설정

  • 일터에서는 동료, 동네에서는 이방인…외국인 주민 증가가 던지는 과제

17846.jpg

 

[인터내셔널포커스] 한국의 거리 풍경이 달라졌다. 공장과 건설현장뿐 아니라 식당과 대학, 농촌 마을에서도 외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울 대림동이나 안산 원곡동에서는 여러 나라의 언어가 일상적으로 들린다. 외국인이 특별한 손님이 아니라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주민이 된 지 오래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78만 명에 달했다. 올해 7월에는 290만 명을 넘어섰다. 외국인 300만 명 시대가 머지않았다. 더욱 눈여겨볼 대목은 장기체류자의 증가다.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고 가정을 꾸리며 자녀를 키우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거리의 변화에 비해 사람들의 시선은 더디게 움직인다.


일손이 부족한 공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찾지만, 정작 이들이 동네에 모여 살기 시작하면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식당과 농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인력으로 여기면서도 지역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인색한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의 차이와 언어 문제, 쓰레기 배출이나 소음 등을 둘러싼 마찰도 발생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 밀집에 따른 주거환경 변화와 치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을 무조건 편견으로 몰아붙여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반대로 일부의 문제를 외국인 전체의 특성처럼 받아들이는 태도 역시 경계해야 한다. 국적을 떠나 법과 생활질서는 누구나 지켜야 하며, 위반 행위에 대한 책임도 개인에게 물어야 한다.


이제 외국인 문제는 출입국 관리만으로 다룰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 학교에서는 외국인 가정 자녀의 교육을 고민해야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언어와 문화 차이에서 생기는 생활 민원을 해결해야 한다. 기업 역시 인력 확보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노동환경과 처우를 살펴야 한다.


특히 인구 감소가 심각한 지방에서는 외국인 주민의 정착이 지역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 일할 사람이 없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사업장과 학생 수가 줄어드는 학교를 생각하면 외국인 유입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외국인 증가가 인구 감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자녀 교육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외국인 역시 지역에 오래 머물 이유가 없다.


한국은 이미 외국인 노동력에 상당 부분 의존하면서도 이들을 어떻게 이웃으로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


외국인 300만 시대를 앞두고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일상의 변화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서로를 모른 채 지내는 현실부터 바뀌어야 한다.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일과 함께 살아가는 일은 분명 다르다.


한국 사회는 이제 그 차이를 메워야 할 시점에 와 있다.


ⓒ 인터내셔널포커스 & www.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추천뉴스

  • [수필] 세월 저편에 두고 온 열두 살의 고향
  • 러시아 제재까지 낮춘 미국…우크라이나보다 급해진 기름값
  • 중국차는 꺼린다더니…테슬라·BYD·지커, 한국 전기차 시장 잠식
  • ‘미국의 소리’ 정치적 소동…비용은 납세자 몫
  • 새 둥지 옮긴 연길 수상시장…국경절 연휴 첫날부터 북적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외국인 300만 시대 앞둔 한국, 달라진 거리와 달라지지 않은 시선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