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현장·식당·공장에서 보낸 수십 년…연금과 의료·돌봄 문제 현실로

[인터내셔널포커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던 중국동포들이 어느덧 은퇴를 걱정할 나이가 됐다.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식당 주방을 지키며 자녀를 키워낸 세대다. 젊어서는 일자리만 있으면 버틸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동포의 한국행이 본격화된 지 30여 년. 한때 고향에 돌아갈 생각으로 입국했던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에 생활 기반을 마련했다. 자녀는 한국에서 직장을 잡거나 가정을 꾸렸고, 부모 세대는 익숙해진 이곳에서 노년을 맞고 있다.
고령화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재외동포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국내 거소신고 외국국적동포 가운데 60세 이상이 37.4%를 차지했다. 중국동포만을 집계한 수치는 아니지만 국내 동포사회의 연령 구조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큰 걱정은 생활비다. 한국에서 오래 일했더라도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짧거나 납부 이력이 끊겼다면 충분한 연금을 받기 어렵다. 중국에서 납부한 사회보험도 한국의 연금과 자동으로 합산되는 것은 아니다. 가입 이력과 적용 제도를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의료와 돌봄 역시 중요한 문제다. 이민정책연구원의 2026년 조사에서는 중국동포의 건강보험 직장가입률이 46.8%, 지역가입률이 40.6%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가입이 보편화됐지만 고령자의 간병과 장기요양은 별개의 문제다.
건강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외국인 장기요양 인정자는 4790명이었으며, 중국 국적 재외동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고령 동포의 돌봄 수요가 이미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 노후를 보낼지, 중국으로 돌아갈지도 고민이다. 한국에는 자녀와 익숙한 생활환경이 있지만 중국에는 친척과 고향이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의료 이용과 주거비, 가족의 돌봄 여건을 따져야 한다.
중국동포들은 오랫동안 한국의 건설업과 제조업, 외식업 등에서 일해 왔다. 이제 그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노동시장을 떠날 시기를 맞고 있다. 취업과 체류 문제에 가려졌던 노후 소득과 돌봄 문제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한국에서 얼마나 벌 수 있을지가 관심이었다. 이제는 일을 그만둔 뒤에도 이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가 더 절실한 질문이 됐다.
BEST 뉴스
-
세계경제 전망 다시 바뀐다…OECD 새 전망서 한국 경제 어디에 서나
[인터내셔널포커스] 세계경제를 바라보는 눈높이가 다시 움직였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에도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버텼고, 인공지능(AI) 투자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이번 전망에서 특히 눈에 띄는 나라는 한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 -
부천에 펼쳐진 세계의 문화…외국인 주민·시민 함께한 다문화축제
▲ 지난 20일 경기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6 부천 다문화축제’에서 각국 참가자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부천시] [인터내셔널포커스] 지난 20일 경기 부천시청 잔디광장에 여러 나라의 음악과 춤이 이어졌다. 전통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행사장... -
회식 끝나면 노래방? 옛말 됐다…서울 밤거리에서 사라지는 ‘2차’
[인터내셔널포커스] 저녁을 먹고 술집으로 자리를 옮긴 뒤 노래방까지 가던 직장인 회식 풍경이 예전 같지 않다. “2차 어디로 갈까”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회식이 짧아지면서 서울 밤거리를 채웠던 술집과 노래방도 함께 줄고 있다. 변화는 점포 숫자에서도 나타난다. 서울시 상권분... -
교실에선 같은 학생인데 진로는 달랐다…‘체류자격’까지 살피는 학교
▲ 한국 학교 교실에서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듣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이주배경학생이 늘면서 학교 현장의 진로상담도 교육을 넘어 체류자격과 진학·취업 문제까지 넓어지고 있다. 사진=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한국 학교에 다니는 이주배경학생이 ... -
이재명, 호르무즈 ‘전쟁 파병’ 선 그었다…청해부대 강화는 검토
▲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이를 호위하는 군함을 형상화한 이미지. 이재명 대통령은 전쟁에 관여·개입하는 파병은 하지 않되, 한국 상선과 원유 수송로 보호를 위한 청해부대 활동 강화는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사건 현장 사진은 아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 -
전쟁에는 안 간다, 바닷길은 지킨다…한국의 ‘호르무즈 해법’ 윤곽
▲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로와 한국 선박 보호 문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한국 정부는 전쟁 개입형 파병에는 선을 그으면서 청해부대의 활동 강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실제 현장 사진은 아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