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의 내수와 투자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하반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가 나흘 연속 장문의 경제 논평을 내놨다. 첨단 제조업과 기술혁신을 앞세워 중국 경제의 회복력을 강조하는 한편 내수 확대와 추가 정책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하반기 경기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중차이원(钟才文)’ 명의의 경제 논평을 나흘 연속 게재했다.
‘중차이원’은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를 연상시키는 필명으로 주요 경제 현안과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글에 사용돼 왔다. 인민일보는 지난해에도 이 필명으로 중국 경제를 다룬 연속 기고를 내놓은 바 있다.
이번 네 편의 논평은 ‘중국 경제의 회복력과 활력’을 시작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중국의 기여’, ‘상반기 4.7% 성장의 의미’, ‘고품질 발전과 하반기 정책 방향’으로 이어졌다. 단기 경기지표에 대한 우려에 대응하면서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정책 여력을 함께 강조하는 흐름이다.
첫 번째 글은 중국 경제가 기존 성장동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며 단기적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만으로 경제 상황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상반기 장비제조업과 첨단기술 제조업 부가가치가 각각 9.3%, 13.3% 증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기술혁신이 산업 경쟁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글에서는 중국을 세계 경제 성장의 ‘주요 엔진’이자 글로벌 산업·공급망의 ‘안정적인 닻’으로 규정했다.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을 압박한다는 이른바 ‘중국 충격 2.0’ 등의 시각에도 반박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세계에서 판매된 휴머노이드와 4족 보행 로봇 10대 가운데 8대가 중국산이라며 로봇을 비롯한 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부각했다.
세 번째 글은 상반기 경제성장률 4.7%의 의미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올해 중국 정부가 제시한 4.5~5% 성장률 목표 범위에 들어가는 데다 첨단기술과 녹색산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성장률 숫자뿐 아니라 경제구조 변화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부담도 숨기지 않았다. 지방정부 부채와 부동산, 중소 금융기관의 위험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경기 위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생산능력에 비해 소비 등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한 이른바 ‘공급 강세·수요 약세’ 문제와 투자 회복 지연도 주요 과제로 지목했다.
실제 최근 중국 경제는 분야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로봇과 인공지능(AI), 전기차, 첨단 제조업 등 새로운 산업은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부동산 침체와 일부 전통산업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7월 들어 소비와 투자 등 일부 경제지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하반기 성장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25일 나온 네 번째 논평은 하반기 정책 대응에 무게를 뒀다. 기존 정책의 효과를 충분히 끌어내는 동시에 경기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정책을 적시에 마련하고 거시정책의 역주기 조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 확대와 과학기술 혁신, 산업 고도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중국 정부도 경기 방어를 위한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이달부터 재정과 금융을 연계한 내수 진작 정책을 보완해 이자 지원 범위를 확대했으며, 8000억 위안 규모의 새로운 정책성 금융수단도 가동 단계에 들어갔다. 소비와 투자를 뒷받침해 경기 하방 압력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민일보가 나흘 동안 ‘경제의 회복력→세계 경제 기여→4.7% 성장의 의미→하반기 정책 대응’을 차례로 강조한 것은 최근 경기지표 둔화와 맞물려 주목된다. 중국이 강조하는 첨단산업의 성장세가 부동산과 전통산업의 부진을 얼마나 상쇄하고, 이를 실제 가계 소비와 민간투자 회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하반기 중국 경제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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