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태국 수도 방콕의 한 라이브 음악 공연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최소 30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20여 명은 중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고는 최근 수년간 태국에서 발생한 유흥시설 화재 가운데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화재는 지난 12일 밤 자정 무렵 방콕 짜뚜짝구의 라이브 음악 식당 '롱비어 나 랏프라오(Rong Beer Na Lat Phrao)'에서 발생했다. 당시 공연이 한창 진행 중이던 실내에는 손님과 직원, 공연 관계자들로 붐볔고,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천장 방향으로 번지면서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내부를 뒤덮었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잠시 밖으로 나왔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는 "폭발음이 들린 뒤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빠져나올 방법이 전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그는 불과 몇 분 전까지 함께 술을 마시며 공연을 즐기던 친구 두 명을 잃었다고 말했다.
희생자 가운데는 무대에서 공연하던 가수와 건반 연주자, 종업원, 택시기사, 지방에서 일자리를 찾아 방콕으로 올라온 청년들이 포함됐다. 라오스 출신의 20대 직원은 형과 함께 근무하다 미처 탈출하지 못했고, 형은 소화기를 들고 구조를 시도했지만 짙은 연기와 뜨거운 열기 때문에 동생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또 다른 희생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야간 근무를 하던 청년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당국은 천장형 에어컨의 전기 합선을 최초 발화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참사를 키운 결정적 요인은 허술한 안전관리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일부 비상구가 잠겨 있었거나 적치물로 통행이 어려웠다는 증언을 확보했으며, 과부하 전기배선과 인화성 내장재 사용 여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상당수 희생자가 화상이 아닌 유독가스 흡입으로 숨진 점은 초기 대피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사고는 태국 사회가 반복적으로 겪어온 유흥시설 안전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방콕 산티카 클럽 화재로 66명이 숨졌고, 2022년 촌부리 마운틴B 나이트클럽 화재에서도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형 참사 이후 안전 기준이 강화됐지만 현장 관리와 점검은 여전히 미흡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태국 경찰은 업주의 과실 여부와 건축·소방법 위반 가능성을 포함해 전면 수사에 착수했으며, 방콕시도 유흥업소와 공연장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단순한 전기 화재가 아니라 막힌 피난로와 부실한 안전관리, 초기 대응 실패가 겹치며 피해를 키운 인재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반복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점검을 넘어 비상구 확보와 소방시설 관리, 안전규정 준수를 실질적으로 담보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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