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대학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지난 7일 시작된 가운데, 전국 1290만 명의 수험생과 가족들이 움직이면서 거대한 소비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고사장 인근 호텔과 음식점은 물론 문구용품, 응원 의류, 꽃다발, 입시 컨설팅까지 시험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가오카오 경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 교육당국에 따르면 올해 가오카오 응시자는 129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45만 명 감소했다. 응시자 수는 2년 연속 줄었지만 명문대 진학 경쟁은 여전히 치열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소비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중국 각지에서는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상징과 문구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기세 좋게 출발한다"는 의미의 '기개득승(旗开得胜)', "수석 합격"을 뜻하는 '일거탈괴(一举夺魁)', '금방제명(金榜题名)' 등은 가오카오 시즌을 대표하는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문구업계는 시험용 볼펜 세트와 필기구 패키지, 미끄럼 방지 받침판 등 수험생 전용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책갈피와 배지, 향주머니, 냉장고 자석 등 합격 기원 문구를 담은 각종 기념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의류 시장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붉은색 티셔츠에 '시험 필승', '합격 기원' 등의 문구를 새긴 제품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부 스포츠 브랜드의 응원 티셔츠는 판매량이 2만 장을 넘어섰다. 전통 의상인 치파오 판매 역시 크게 늘어 일부 매장의 최근 한 달 판매량은 평소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붉은색이 '좋은 출발', 노란색이 '성공', 녹색이 '순조로운 통과'를 상징한다는 인식이 있어 시험 기간 학부모들의 복장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사장 앞에서 붉은색 치파오를 입고 자녀를 응원하는 모습은 이제 가오카오의 상징적인 풍경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꽃집도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해바라기는 '한 번에 정상에 오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대표적인 합격 기원 꽃으로 꼽힌다. 일부 꽃집은 평소보다 3~4배 많은 물량을 준비했으며, '금방제명', '합격 기원' 메시지를 담은 카드와 함께 다양한 가격대의 꽃다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개인 주문뿐 아니라 학급과 학부모 단체 주문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가오카오를 둘러싼 소비는 시험 준비 단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시험 직전 단기 특강과 학습 컨설팅, 시험 이후 대학 지원 전략 상담과 진학 컨설팅까지 교육 서비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부 민간 컨설팅 업체는 수천 위안에서 수만 위안에 이르는 맞춤형 입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험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계는 올해 가오카오 관련 소비 규모가 약 320억 위안(약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는 시험 준비 과정에서의 교육비와 숙박비, 응원 상품 구매, 진학 상담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고사장 인근 호텔 예약도 크게 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객실 가격이 단기간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자 중국 시장감독당국은 숙박업체들을 대상으로 가격 안정화 조치를 주문하고 과도한 요금 인상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오카오가 단순한 대학입학시험을 넘어 중국 사회의 교육열과 가족 중심 문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사라고 평가한다. 한 차례 시험 결과가 진학과 취업, 사회적 이동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수험생과 가족들이 시험에 투입하는 시간과 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상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지만, 합격 기원 문화와 소비 심리가 결합된 '가오카오 경제'는 중국 특유의 사회·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으며 매년 거대한 소비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편 올해 가오카오는 7/8일 국어·수학·외국어 시험이 실시됐으며, 9/10일에는 선택 과목 시험이 이어진다. 전국 1290만 명의 수험생들은 대학 진학을 위한 마지막 관문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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