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안팎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 대응이 뚜렷한 목표와 출구전략 없이 장기 교착 국면에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연이어 이란 핵심 시설을 공습하며 “이란을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국제 유가 급등, 동맹국들의 군사 협조 거부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미국 언론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이 시작된 지 3주 만에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현실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군사 능력이 상당 부분 파괴됐다고 강조해 왔지만, 이란은 여전히 역내 미군 기지와 주변국을 겨냥한 보복 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압박하고 있다.
특히 국제 유가 급등은 미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 주요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잇달아 밝히면서 미국의 외교적 고립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군사력만으로는 이번 충돌을 원하는 방향으로 종결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미국 외교협회 명예회장 리처드 N. 하스는 최근 브리핑에서 “장기적으로 이란 정권의 군사적 역량을 약화시키는 것과 별개로, 진정한 승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정상화와 글로벌 원유 공급 회복, 그리고 이란의 역내 공격 중단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단순한 군사 행동만으로 달성될 수 없다”며 결국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시나 투시도 “현재 완벽한 해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덜 나쁜 선택지만 있을 뿐”이라며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협상을 통해 각국이 체면을 유지하면서 긴장을 낮추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이란의 군사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할 수 있고, 이란 역시 압박 속에서도 반격 능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부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수장 조 켄트는 17일 공개서한을 통해 사임을 발표하며 “이란은 미국에 즉각적 위협이 아니었으며, 양심상 이번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켄트는 특히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과 미국 내 친이스라엘 로비의 강한 압박 속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해 파장을 키웠다.
45세인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란 전쟁을 이유로 물러난 첫 고위급 인사다. 특수부대 출신인 그는 여러 차례 실전 작전에 참여했으며, 그의 아내 역시 미군 복무 중 2019년 시리아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숨졌다.
켄트는 사임서에서 “이스라엘이 촉발한 전쟁으로 아내를 잃은 유가족으로서, 미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전쟁에 다음 세대를 보내는 것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켄트를 “안보 문제에 지나치게 약한 인물”이라고 비판하며 “사임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백악관도 “전쟁 결정이 외부 영향 때문이라는 주장은 모욕적이고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전황이 장기화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의 강경 군사 대응을 외교적 성과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없이는 유가 안정도, 전쟁 종료 선언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의 전략적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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