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지난 12월 3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유럽 경제의 활로를 찾기 어렵고, 유럽 경제는 그야말로 험난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 빡빡한 에너지 공급, 느린 경제 회복 등 3중 딜레마가 드리워져 있다.


2023년을 내다보면 유럽 경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급등, 전망 비관


지난해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유출 효과, 에너지 위기 지속 확산 등 많은 부정적 요인으로 유로존 각국의 인플레이션율이 계속 치솟고 기업 경영 압박과 국민 생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EU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유로존의 지난해 11월의 인플레이션율은 연율 10%로 10월 인플레이션율보다 약간 낮아져 여전히 두 자릿수 수준이었다. ECB와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이 이미 바닥을 쳤는지 여부를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유럽중앙은행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많은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높은 에너지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ECB는 지난해 7월 이후 지금까지 누적 250bp의 금리를 인상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달할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유로존의 핵심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5%대로 높았기 때문에 독일 코메르츠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요르그 크레머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향후 1년 동안 여전히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하락한 것도 인플레이션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유로화 환율이 지난해 전반에 거쳐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하락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유로화의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유럽이 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유럽이 미국에서 더 높은 가격에 수입해 에너지 등 달러 표시 원료와 반제품에 더 높은 금액을 지불해 유럽 원료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인들이 짊어지고 있는 생활비는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으며, 가격 인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유럽중앙은행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유로존 소비자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더 높아지고 경제성장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에너지 부족 위기 고조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EU는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따라 유럽 각국의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등 제재의 ‘반식(反噬)’을 맞고 있다.


지난해 여름, 폭염과 가뭄이 유럽을 강타하면서 수력·원자력·탄력 등 전력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 수급난은 유럽 천연가스와 전력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고, 유럽 주요 시장의 2023년의 전력 선물 거래가는 2021년 같은 기간의 8배까지 치솟았다. 


EU는 치솟는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다른 천연가스 구매 확대, 회원국의 천연가스 및 전력 수요 감소, 대체 에너지 공급업체 찾기, 재생 에너지 및 인프라 투자 가속화 등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국제에너지기구 파티흐 비롤 집행 간사는 “러시아가 대유럽 에너지 공급을 지속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2023년에 유럽이 더 큰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U 경제담당 폴 젠틸로니 위원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2023년 겨울까지 계속되면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둔화 멈추지 않아


유로존 인플레이션율이 두 자릿수에 진입하고 유럽중앙은행이 긴축통화정책을 지속하면서 유럽 경기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 여러 경제 분석 기관과 유럽 위원회는 유로존의 2023년의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EU의 지난해 가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존 경제는 지난해 4분기와 2023년 1분기에 위축돼 2023년 EU와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0.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2023년에도 유럽 천연가스 시장이 빡빡해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투자와 소비를 억제하고 긴축 통화 정책은 금융 조건을 강화하며 자본 지출을 더욱 부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경기침체가 ECB의 추가 금리 인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ECB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율이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고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이 경제활동을 둔화시키더라도 자금조달 여건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 요아힘 나겔 총재는 “성장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있더라도 불사하겠다”고 밝혔고 네덜란드 중앙은행 클라스 노트 총재는 “경제 성장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영국 옥스퍼드경제연구원 유럽경제부 앙겔 탈라벨라 소장은 “경제성장의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ECB가 2023년 초 금리 인상 사이클을 끝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로존 핵심 인플레이션율이 2023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유럽중앙은행은 2023년 말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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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 트리플 딜레마, 탈출구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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