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모씨는 2008년 중국 여성과 결혼해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평택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결혼생활은 순탄했다. 적어도 김씨에게는 그랬다. 특히, 올해 세 살배기 아들은 김씨에게 삶의 이유가 돼 주었다. 그러한 아들을 선물해 준 아내를 김씨는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러나 김씨는 더 이상 아들의 재롱을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8월 아내가 갑자기 이혼소장만 남겨놓고 홀연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사랑했던 아내의 이유 없는 돌발행동으로 김씨는 매우 당황했다. 더욱이 아내는 김씨의 모든 것이었던 아들마저 데리고 가버렸다.
며칠 후 김씨는 아내의 소식을 듣고 또 한 번 화들짝 놀랐다. 아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갔던 아내는 평택에 있는 모 다문화센터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고 싶은 아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내가 아들은 중국에 두고 혼자만 한국에 왔기 때문이었다.
현재 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내는 변호인의 무료조력을 받으면서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씨에게는 하루하루가 고통이다. 먼 중국 땅에서 홀로 있을 아들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김씨는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아들의 사진만 바라보며 매일 술로 밤을 새운다.
김씨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걱정으로 경찰청, 법무부 등을 쏘다녀 봤지만 ‘가정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김씨는 “차라리 저의 목숨과 아들 목숨을 바꿔 제가 낯선 곳에서 죽더라도 제 아들이 한국 땅에서 살게 했으면 좋겠다”며 “제가 아버지로서 죽어서 목숨을 다할 때까지는 제 아들이 한국 땅으로 돌아오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 아버지의 힘이 미약하니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이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국외 탈취 아동 3000여 명에 달해
지난 6월 대법원은 김씨와 유사한 사례로 13개월 된 아들을 국외 탈취한 베트남 아내를 한국남편이 ‘절도죄‘, ‘국외이송약취’ 및 ‘피약취자국외이송’ 등으로 기소한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들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떠난 행위는 어떠한 실력을 행사하여 아이를 평온하던 종전의 보호·양육 상태로부터 이탈시킨 것이라기보다 친권자인 모(母)로서 출생 이후 줄곧 맡아왔던 아이에 대한 보호·양육을 계속 유지한 행위라고 할 것이고, 이를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사용하여 아이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지배하에 옮긴 약취 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 “다만, 이 사건과 같이 부모의 일방이 상대방의 동의나 가정법원의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 미성년 자녀를 국외로 데리고 나간 경우에 대해서는 그 행위에 합당한 처벌규정을 제정하고, 여권의 발급·제한과 출입국관리 등 관계되는 제도를 개선하며, 국제결혼관련 국가와의 외교적 해결방안을 마련해 두는 등 반대의견에서 제기한 문제점의 시정과 해결을 위한 입법적·행정적 노력과 조치가 조속히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또한 촉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결혼피해자 모임인 국제결혼피해센터에 따르면 김씨와 같이 일방 부모에 의해 중국, 베트남 등으로 탈취된 아동의 수가 3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에 대해 (사)대한민국가족지킴이 오서진 대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현재 중국은 국제아동탈취협약에도 미가입 상태여서 김씨가 아들을 데려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김씨와 같은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국제아동탈취협약은 국외로 불법 탈취된 아동을 본국으로 데려올 수 있도록 하는 국제협약으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조선족대모임카페 허을진 대표는 “중국 특히 한족 여성의 경우 영주권 또는 국적 취득을 목적으로 한국남자와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단 영주권을 취득한 후 이혼신청을 해서 위장결혼이 아니었다는 입증만 하면 이혼 후에도 영주권이 유효하기 때문에 영주권을 취득한 후 이혼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고 국제결혼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한국이주민여성연합회 왕지연 회장은 “다문화가정을 꾸리기 전에 여성의 출신 국가에 대해 공부가 필요하다.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풍습 등을 자세히 살펴보고 충분한 학습이 된 후 배려와 이해가 가능할 때 결혼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인권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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