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오는 24일 워싱턴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와 반도체, 희토류 문제가 다시 전면에 떠올랐다. 그 뒤에서 에너지 업계가 지켜보는 것이 하나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끊긴 미국산 LNG의 중국행이 다시 열릴지가 관심사다.
중국이 미국산 LNG 구매를 재개하면 영향은 곧바로 동북아 시장으로 번진다. 한국과 일본 역시 미국 LNG의 주요 구매국이다. 결국 같은 물량을 두고 중국과 경쟁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끊겼던 미국 LNG의 중국행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LNG 수출은 2024년 하루 평균 6억 입방피트 수준이었지만 2025년에는 사실상 '0'으로 떨어졌다.
그 사이 미국의 LNG 수출 능력은 더 커졌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LNG 수출은 하루 평균 174억 입방피트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새 터미널이 문을 열었고 기존 시설에서도 물량이 늘었다.
생산해서 내보낼 가스는 많아졌는데 중국이라는 큰 시장은 막혀 있었던 셈이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린다면 마다할 이유가 크지 않다.
중국은 러시아산을 늘렸다
미국산이 빠진 자리는 다른 나라들이 채웠다.
S&P 글로벌 집계를 보면 올해 1~7월 중국의 LNG 수입은 3천379만 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 줄었다. 그런데 러시아산 LNG 수입은 24.9% 증가했다. 중국 LNG 시장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12.5%까지 올라갔다.
반대로 카타르산 비중은 30.7%에서 14.5%로 낮아졌다.
문제는 공급망이다.
한쪽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국제 정세가 흔들릴 때 대응할 여지가 줄어든다. 올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진 일이 이를 보여줬다.
지난 3월 호르무즈 해협의 LNG 운송에 차질이 생겼을 당시 세계 LNG 공급의 약 20%가 영향을 받았다고 EIA는 분석했다. 아시아 구매자들이 현물시장으로 몰리면서 가격도 민감하게 움직였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산 LNG가 다시 들어올 경우 공급선을 하나 더 확보하게 된다. 러시아와 중동에 쏠린 물량을 분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이 신경 써야 할 것은 가격
중국의 미국산 LNG 구매가 재개됐다고 곧바로 한국의 LNG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생산 증가와 중국의 실제 구매 규모, 계절별 수요를 함께 봐야 한다.
다만 중국이 대규모 구매자로 돌아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국과 일본도 같은 시장에서 물량을 구한다. 특히 겨울철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중동 공급까지 흔들리면 현물시장에서 서로 물량을 잡으려는 경쟁이 커진다.
가격은 이미 지난해보다 높다.
EI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북아 LNG 가격 지표인 JKM 평균가격은 100만BTU당 15.56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달러 올랐다. 2022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까지 미국산 LNG를 대규모로 사들이기 시작하면 한국도 그 움직임을 무시하기 어렵다.
미국 LNG가 많아지는 것은 한국에도 기회
그렇다고 중국의 복귀가 곧 한국의 부담 증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LNG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어서다.
공급 증가 속도가 중국의 구매 증가를 웃돈다면 오히려 한국이 장기계약 물량을 확보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 현물가격이 출렁일 때 장기계약 물량을 얼마나 확보했느냐는 수입국 입장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만든다.
한미 무역 협상도 변수다. 한국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문제가 통상 협상 과정에서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결국 한국에는 선택지가 하나가 아니다.
미국산을 얼마나 확보할지, 중동 의존도를 어디까지 낮출지, 호주와 동남아 물량을 어떻게 섞을지 따져야 한다. 장기계약과 현물 구매의 비율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관세만 보면 놓치는 것이 있다
24일 미·중 정상회담이 시작되면 관심은 관세와 반도체, AI, 희토류에 먼저 쏠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회담 이후 중국이 미국산 LNG를 다시 사기 시작하는지도 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는 중국이라는 큰 고객이 돌아오는 일이다. 중국에는 공급선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이다.
한국은 그 중간에 있다.
중국과 일본은 같은 LNG를 사고, 미국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중동 항로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래서 이번 회담이 끝난 뒤에는 관세율과 투자액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중국으로 향하는 미국 LNG선이 다시 늘어나는지 봐야 한다. 그 배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동북아 LNG 시장의 계산도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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