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무더위를 피해 색다른 여행지를 찾는다면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珲春)은 가장 먼저 눈여겨볼 만한 곳이다. 평균 기온 21℃ 안팎의 시원한 여름, 중국·러시아·북한 3개국이 만나는 독특한 국경 풍경, 원시림과 야생 호랑이가 살아 숨 쉬는 자연, 그리고 신선한 킹크랩과 조선족 음식까지 한 도시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훈춘은 중국 최동북단에 위치한 국경도시다. 러시아와 북한을 동시에 접한 중국 유일의 현급 도시이며, 일본해와 불과 10여㎞ 떨어져 있지만 해안선을 갖지 않은 독특한 지리적 운명을 지녔다. 바다는 눈앞에 있지만 국경 너머에 있어 직접 닿을 수 없는 풍경은 훈춘만의 상징이 됐다.
이 도시를 대표하는 명소는 방천(防川)이다. 전망대인 용호각에 오르면 두만강이 일본해를 향해 흘러가는 모습과 함께 중국·러시아·북한의 국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한눈에 3국' 풍경 덕분에 국경 여행의 상징적인 장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국도 G331을 따라 달리는 중국 대표 국경 드라이브 코스의 종착지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훈춘의 가치는 단순한 관광지에 머물지 않는다. 이곳은 발해국 시절 동북아 해상교역의 중요한 출발점 가운데 하나였으며, 오늘날에는 중국 동북지역과 러시아 극동, 한반도를 연결하는 전략 거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역사와 지정학, 관광이 한곳에서 만나는 드문 도시인 셈이다.
생태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산림률이 86%를 넘는 훈춘은 동북호랑이·표범국가공원의 핵심 권역으로, 중국에서 야생 시베리아호랑이와 아무르표범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다. 두만강 철새 이동 경로가 지나가면서 사계절 다양한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는 생태관광지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바다 없는 해산물 도시'라는 별명 역시 훈춘을 특별하게 만든다. 자체 항구는 없지만 러시아 자루비노항과 포시에트항, 북한 나진항을 활용하는 '차항출해' 물류망을 구축하면서 킹크랩과 대게, 각종 조개류가 대량 유통된다. 덕분에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해산물 집산지로 성장했고, 해산물 거리는 훈춘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먹거리 또한 훈춘만의 경쟁력이다. 킹크랩과 북태평양산 해산물은 물론 조선족 냉면, 돌솥비빔밥, 양꼬치와 동북식 꼬치구이까지 다양한 음식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서로 다른 문화권이 오랜 세월 공존하며 만들어낸 독특한 미식 풍경이다.
도시를 걷다 보면 중국어와 조선어, 러시아어가 함께 적힌 간판을 쉽게 만날 수 있고, 러시아 관광객들이 쇼핑과 의료, 휴양을 위해 찾는 모습도 흔하다. 국경도시 특유의 개방성과 국제적인 분위기는 중국 다른 지방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훈춘만의 매력이다.
'한눈에 3개국'이라는 풍경만으로 훈춘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역사와 자연, 국경 문화, 동북아 물류, 미식이 하나의 도시 안에서 어우러지는 경험은 중국에서도 흔치 않다. 올여름 색다른 피서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훈춘은 가장 특별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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