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란이 최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긴장 완화 국면에 들어서자 이스라엘 내부에서 미국에 대한 불신과 안보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전쟁 기간 미국과 보조를 맞춰온 이스라엘이 협상 과정에서 소외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정치권과 여론 모두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사회에서 “트럼프에게 배신당했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중부 도시 레호보트의 시민들은 이번 합의가 이란의 핵 개발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시간을 벌어준 결과라고 비판했다. 일부 시민들은 “어제까지 방공호에 숨어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말한다”며 “실제로 해결된 문제는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북부 지역에서는 미국이 이란뿐 아니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충돌까지 억제하려 하면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란과 헤즈볼라를 같은 안보 위협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보수 진영의 반발도 거세다. 이들은 미국이 전쟁 초기에는 이스라엘을 지원했지만 협상 국면에서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스라엘을 “매우 작은 파트너”라고 언급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군사행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점도 논란을 키웠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번 결과를 사실상의 전략적 실패로 평가한다. 이스라엘이 내세웠던 이란 핵 프로그램 무력화와 탄도미사일 위협 제거, 친이란 세력 약화 등의 목표가 충분히 달성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에게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자신을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지도자’로 내세워 왔지만 전쟁 목표 달성 여부를 둘러싼 비판에 직면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란 대응 능력 측면에서 여전히 네타냐후를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도 적지 않아 정치적 반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중동 정세 안정의 계기가 될지, 아니면 이스라엘 내부의 정치적 균열과 대미 불신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될지는 앞으로 몇 달간의 상황 전개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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