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식이 열린 멕시코시티 아스테카 스타디움. 8만여 관중의 함성 속에 48개 참가국 국기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이번 대회는 참가 문턱이 크게 낮아졌고, 아시아 출전권도 기존 4.5장에서 8.5장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화려한 국기 행렬 속에서도 끝내 보이지 않은 이름이 있었다. 중국이었다.
일본과 한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요르단, 우즈베키스탄은 물론 여러 신흥 축구국들이 본선 무대에 오른 반면 중국은 또다시 관중석에서 월드컵을 지켜봐야 했다.
개막식을 현장에서 지켜본 중국 축구 블로거 두더우(杜兜)는 48개국 국기 행렬을 바라보다 끝내 눈물을 보였다. 오성홍기를 어깨에 두른 그는 "저 안에 우리 대표팀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중국 국기가 월드컵 경기장에 휘날리는 날은 언제 올까"라고 말했다. 그의 모습은 SNS를 통해 확산되며 많은 중국 축구팬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두더우의 눈물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2년간 중국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 주요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사우디아라비아전 역전패와 인도네시아 원정 패배를 직접 경험한 그에게 이번 개막식은 중국 축구의 현실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중국은 이번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바레인과 경쟁했지만 10경기 2승, 6득점 20실점에 그치며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승리한 두 경기마저 모두 홈경기였고 원정에서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더 뼈아픈 것은 월드컵 확대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문턱이 높았다"는 변명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출전권은 크게 늘어났지만 중국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중국 축구는 프로리그 침체와 귀화 정책 부진, 유소년 육성 문제 등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귀화 정책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우즈베키스탄과 요르단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아이러니하게도 월드컵 곳곳에서는 중국의 존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은 주요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고, 경기장 시설과 각종 용품에도 중국 제조업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정작 경기장에서 뛰는 중국 대표팀은 없다.
중국 인터넷에서 가장 공감을 얻은 댓글 하나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나는 중학생이었다. 지금은 아이 아빠가 됐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지 24년. 아스테카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48개국 국기 가운데 중국 국기는 없었다. 출전국은 늘어났고 문턱은 낮아졌지만, 중국 축구의 기다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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