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는 가운데 참가자들의 비자 및 입국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회 운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최근 소말리아 출신 국제심판 오마르 알탄의 미국 입국이 거부된 데 이어 이란 대표팀 일부 지원 인력의 비자 발급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개최국의 출입국 정책이 국제 스포츠 행사에 미치는 영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지시간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FIFA 회장 잔니 인판티노는 관련 질문에 대해 "우리는 항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알탄 심판의 입국 거부와 이란 대표팀 관계자들의 비자 문제를 언급하며 FIFA가 이미 대회 운영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인판티노 회장은 "FIFA는 각국 정부나 경찰, 출입국 기관을 지휘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세계의 왕이 아니라 스포츠 단체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기관과 계속 협의하고 있으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월드컵 무대 눈앞에서 좌절된 꿈
알탄 심판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도착한 뒤 입국 심사 과정에서 미국 당국으로부터 입국 불허 통보를 받았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성명을 통해 "심사 과정에서 확인된 우려 사항 때문에 입국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소말리아축구협회는 즉각 유감을 표명하며 미국 측에 공식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명확한 답변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탄 심판 역시 터키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모든 서류와 비자는 정상적으로 발급받았지만 입국이 거부된 이유를 듣지 못했다"며 "월드컵 무대는 평생의 꿈이었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 아프리카 올해의 남자 심판으로 선정된 인물로, FIFA가 두 달 전 발표한 월드컵 심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소말리아 국적 최초의 월드컵 주심이 될 가능성이 높았던 만큼 이번 결정은 국제 축구계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이란 대표팀도 비자 문제 제기
이번 논란은 알탄 심판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이란축구협회도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대표팀 일부 행정·지원 인력이 미국 비자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개최국의 차별적 조치를 비판한 바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외교 관계가 여전히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FIFA의 원칙이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스포츠 대회는 참가국 간 정치적 갈등과 무관하게 운영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 입국 허가 권한은 개최국 정부가 행사하기 때문에 FIFA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범위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확대되는 월드컵, 커지는 운영 리스크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이번 대회는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며 참가국도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다. 대회 규모가 커질수록 선수단과 심판진, 취재진, 지원 인력의 이동도 대폭 증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비자 발급과 입국 심사, 국가별 제재 정책, 안보 검증 절차 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제 스포츠 행사가 지향하는 개방성과 개최국의 주권적 출입국 정책이 충돌할 경우 FIFA가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라는 점이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FIFA는 대회 준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비자와 입국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대회의 또 다른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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