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미·중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이 대만 사회에서 적잖은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 독립 움직임은 원치 않는다”고 밝히자, 대만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민진당 정부의 대중 강경 기조와 ‘항중보대(抗中保台)’ 전략을 둘러싼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대만 연합보는 16일 사설에서 트럼프의 발언이 “사실상 중국이 설정한 대만 문제의 레드라인에 호응한 것”이라며 “라이칭더 정부의 친미 노선이 현실적 제약에 부딪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차이잉원 정부 시기부터 이어져 온 민진당의 전략이 미·중 갈등 구도 속에서 일정한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최근 국제 정세 변화로 그 여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야권인 국민당 인사들은 이번 발언을 계기로 민진당의 양안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당 인사 정리원은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서 “대만 독립 노선은 현실성이 없는 선택”이라며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국제 정세에 대한 민진당의 기대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안 긴장 완화를 위해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당 부주석 샤오쉬천도 중국 매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역시 대만 독립 세력을 무조건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민진당과 라이칭더 정부에는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메시지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 자오사오캉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대만 독립을 위해 직접 군사 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독립 노선이 오히려 대만 사회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진당이 독립 강령 문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진당과 친정부 진영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미국의 기존 대만 정책 기조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며, 대만 안보와 관련한 미·대만 협력 역시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만 입법원 부원장 장치천은 16일 한 좌담회에서 “미·중 관계가 단순한 무역 갈등 국면에서 벗어나 전략적 안정 관리 단계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대만도 양안 대화와 교류 복원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이 강대국 경쟁 속에서 협상 카드처럼 취급되지 않도록 보다 능동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당 소속 쉬위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문제를 반도체 공급망과 경제 이익 문제와 연결하고 있다”며 “TSMC 등 대만 반도체 산업이 앞으로 미국의 정치·경제적 압박에 더 크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만 언론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지 조사에서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응답자의 80% 이상이 “양안 문제는 평화적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진당 지지층 내부에서도 평화적 해결 방안에 동의하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대만 안팎에서는 라이칭더 정부 출범 이후 이어져 온 대중 강경 노선이 변화하는 미·중 관계 흐름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중이 전략적 충돌을 일정 부분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대만 역시 보다 현실적인 양안 정책 조정 논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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