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동 정세가 다시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고 해상 안전 항로를 공개한 가운데, 협상 조건 위반을 주장하며 강경 입장을 내놓자 이스라엘 역시 군사행동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 항만·해사기구는 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안전 항로 지도를 공개하고, 통항 선박에 대해 지정된 항로를 따를 것을 권고했다. 해당 기관은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투 상황이 이어지며 주요 항로에 기뢰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안전 항로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현지 소식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봉쇄된 상태로 확인됐다. 해상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해협 출구로 향하던 유조선이 오만 무산담 반도 인근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꿔 회항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앞서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이후 유조선 통행을 중단시킨 바 있다.
이란은 동시에 미국과의 협상 조건이 이미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8일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에 앞서 제시한 ‘10개 항목 계획’ 중 3개가 이미 위반됐다”며 “협상의 기반 자체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이란 측에 따르면 위반된 주요 내용은 ▲레바논을 포함한 즉각적 휴전 약속 미이행 ▲이란 영공 침범 드론 사건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부정 등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협상이나 휴전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제시한 ‘10개 항목 계획’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통제, 중동 내 군사 충돌 종식, 미군 철수, 제재 해제, 해외 동결자산 반환, 피해 보상 등이 포함돼 있다. 이란은 해당 합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채택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협상은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될 예정이며, 기본 협상 기간은 2주로 설정됐다. 이란은 협상이 실패할 경우 군사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스라엘도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영상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아직 달성해야 할 목표가 남아 있다”며 “합의든, 전쟁 재개든 어떤 방식으로든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의 휴전은 전쟁의 종료가 아니라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다”며 “필요할 경우 언제든 전장으로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휴전이 이스라엘과 충분한 조율 아래 이뤄졌다고 설명하면서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작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동 핵심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과 해상 물류에도 긴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협상 재개 여부와 군사 충돌 재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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