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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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아침 집앞을 나서니 검은봉지 하나를 들고 말끔하게 출근하시는 할머님이 보입니다. 이미 골목입구엔 전날 버린 불법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는 곳입니다.
 
할머님께서 잠시 머뭇거리며 그 검은봉지를 그곳에 놓고 떠나려는 순간, 그만 제 눈에 밟히게 됐습니다.
 
할머님께 양해를 구하고, 내용물을 보니 그안엔 꽁초 휴지 오물 등이 섞인 불법쓰레기가 나옵니다. 잠시 말씀을 나누니 어눌한 말씨... 몇년전 중국에서 이주해 오신 동포 할머님이셨습니다.
 
최근 인근 구로 등지에서 영등포로 밀려든 중국동포들은 현재 신길동에서만 공식적으로 5천명을 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자라 한국에서 온 반가운 이웃이지요.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한국 원주민들과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요.
 
가장 심각한 문제가 불법쓰레기 투기문제... 중국 사정을 들어보니, 한국에 오기전까지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없는 중국지방에서 살아오신 중국동포들에게 한국문화는 낯설기 그지 없습니다. 그리고 수십년간 몸으로 굳어진 생활습관이 하루아침에 변할 리는 없겠지요. 때문에 관할구청에서도 이에 대한 백방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다지 눈에 띄는 변화는 보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 작은 쓰레기 문제를 놓고 중국동포들의 명예와 자존심이 심각히 훼손되고 있다면 안될 일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이 국회의원 비례대표가 되었다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거주민이 살고 있는 중국동포들은 외면을 당하는 일도 있었지요.
 
중국동포들이 자존심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 하챦은 쓰레기 하나 해결못하고 평등해야 할 인격마저도 짓밟혀서는 곤란합니다.
 
중국동포사회, 한국관청 그리고 한국 이웃 등 모두가 합심하여 교육해야 합니다.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라 습관이 나쁜 것이지요.
 
오늘아침 조금 답답합니다.
 
2013년 5월 22일
 
영등포 행복 김용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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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님, 중국동포의 자존심을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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