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편집국장
일선 경찰관들로부터 받는
씻을 수 없는 中동포들의 마음의 상처들
서울에 거주하는 중국동포는 25만명이 넘는데다 커다란 중국동포 밀집거주지역이 형성되어 있어 지역치안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커질수밖에 없다. 최근 일선 경찰관이 중국동포가 관련된 분쟁을 다루는 과정에서 중국동포를 무시하는 차별적인 언행과 수사로 말미암아 마음의 상처를 받는 중국동포들이 꽤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안타까운 심정으로 글을 쓴다.
"피해자인데 경찰서에 7시간동안 대기"
"피해자인데 경찰서에 7시간동안 대기"
건설노무인력 유동이 아침 저녁으로 많은 서울 구로동 남구로역 부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중국동포 부부(남편 이씨, 아내 임씨)는 지난 7월 29일 밤 9시경 황당한 일을 당했다. 내국인 노무자 2명이 술에 만취된 상태에서 호프집 출입문에 소변을 보는 것이었다. 이를 본 남편 이씨가 “여기는 소변을 보는 것이 아니다”며 만류하자 내국인 노무자들은 다짜고짜 욕을 퍼부었다. 이씨가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사진촬영을 하려하자 이들은 이씨의 멱살을 잡고 어두운 곳으로 질질 끌고 갔다. 그때 호프집에서 놀래어 밖으로 뛰어나온 아내 임씨는 내국인 노무자들에게 달려들어 뺨을 때리고 위기에 처한 남편을 도와나섰다. 결국 네 사람이 뒤엉켜 일대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마침 112 신고로 경찰이 나타나 소동은 큰 사고 없이 끝났지만, 중국동포 부부는 그대로 파출소, 경찰서로 이동하며 7시간 넘게 경찰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술에 취해 있던 내국인 노무자들이 경찰서에서 잠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동포 부부는 “호프집에 아무도 없고, 집에 갓난아이도 있다”며 수사를 재촉했지만 경찰관은 “저 사람들과 대면 조사를 해야 한다”며 내국인 노무자들이 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라는 답변만 주었다고 한다.
결국 기다리다 못해 부부는 “우리가 피해자다”라는 점을 내세워 경찰조사를 재촉해 7시간만에 조사를 마치고 새벽 4시가 넘어서야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리가 중국동포라고 무시한 것 아니냐”며 부부는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가 한국사람이었다면 그렇게 했겠는가?"
인터넷 조선족대모임카페에서도 지난 한 주 동안 내국인과 중국동포 차별논란이 뜨겁게 일었다. 지난 7월 27일, 조선족 출신 귀화 부부(아내 정씨, 남편 허씨)가 중국손님과 함께 관악구 신림동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다 겪게 된 황당한 이야기가 누리꾼들의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중국동포 손님에게 “떼놈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라는 내국인 식당주인의 막말로 불거진 분쟁이었다. 법원이 손님에게 영업방해죄로 50만원을 벌금하라는 판결문을 내려 종결이 되었지만, 동포 부부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원 판결문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전적으로 경찰관이 내국인 식당주인 편에 서서 조사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조사과정에서 경찰관이 아내 정씨에게 “부부관계는 좋으냐?”며 사건과 무관한 질문을 던졌다며 경찰관의 수사태도를 문제삼고 나왔다. “우리 부부가 한국 사람이었다면 식당 주인의 그러한 막말과 횡포가 가능했겠느냐? 또, 경찰관이 감히 그러한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 동포 부부는 지난해 말 발생한 이 사건을 꾹 참고 있다가 인터넷을 통해 중국어로까지 게재하며 표출하고 나온 것이다.
도 넘은 막말과 비하 발언 삼가해야
또한 지난 7월 초 구로동에서는 가족과 말다툼을 하게 된 30대의 중국동포 김모씨가 술을 마시고 야채가게 샷다문을 발로 걷어쳐 파손시켰다. 112신고로 출두한 경찰관에 의해 파출소에 가게된 김씨는 경찰관으로부터 "중국×들은, 돈벌러 한국에 왔으면 조용히 돈만 벌 것이지, 왜 술만 마시면 사고 치냐”는 말을 들었다. 이는 중국동포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가리봉동의 경우 사복 경찰관들이 종종 호프집과 노래방을 지도단속이라는 명목으로 방문한다. 그때 업소주인이나 손님이 중국동포일 경우, 인격을 무시하는 도가 지나친 언행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들 한다.
사실 경찰관은 내국인이나 중국동포나 차별없이 대하며 업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은연 중에 '중국×', '떼놈', '중국으로 보내겠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 살아라' 말들을 무심코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말을 듣게 된 중국동포들은 내국인과 차별을 받는다는 것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한국국적을 취득한 중국동포들도 내국인과 분쟁이 생기면 이런 말을 듣게 되는데, 하물며 경찰관으로부터 들을 때는 더욱 분통이 터지고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이럴때마다 동포들은 '우리가 한국인이었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하면서, 이런 반감은 내국인과 중국동포 간에 오해를 불러일으켜 갈등의 골을 깊어지게 만든다. 동포를 동포로 받아들여주지 않는 싸늘함이 그대로 전달되어 중국동포들이 의지할 곳은 한국 어느 곳에도 없고 중국이라는 생각만 더욱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외국인 특히 중국동포 밀집거주지역에서 근무하는 일선 경찰관들의 노고는 그 어느 지역보다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중국동포에게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중국동포에게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어느 지역보다도 공명정대한 수사와 단속활동이 요구되고, 존경받을 수 있는 경찰관의 공무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주길 경찰당국에 바란다.
ⓒ 동포투데이 & www.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中 외교부, 희토류 수출 규제 관련 입장 재확인
[동포투데이] 중국 외교부가 희토류 수출 규제 정책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10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희토류 수출 관리 조치는 체계 규범화와 제도 완성을 위한 것으로, 국제 관행에 부합한다”며 “세계 평화와 지역 안정,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 의무 이행이 목적... -
전 세계 한글학교, 민화로 하나되다
△제14회 발표회(10.20) 개최식 기념촬영 ©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동포투데이]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은 20일 서울 강남구 한국전통문화원에서 제14회 발표회를 열고, 한국 민화를 주제로 한글학교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
시진핑, 이재명에 샤오미 스마트폰 선물…“백도어 확인해보라” 농담
[동포투데이]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국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린 회담 자리에서 서로 선물을 교환하며 친선을 다졌다. 시주석은 이대통령과 부인에게 샤오미 플래그십 곡면 스마트폰과 전통 문방사우를 선물로 전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스마트폰의 통신 보안 문제를 농담 삼아 묻... -
국민의힘, 중국인 대상 ‘배척 법안’ 추진… “中 반격 대비는?”
[동포투데이] 한국에서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이 10월 초부터 시행된 가운데,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이 중국인을 특정 대상으로 하는 법안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산하 <This Week in Asia>는 14일, 국민의힘... -
“민화와 한글, 세계를 잇다” —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제14회 발표회 10월 20일 개최
[동포투데이] 문화가 무르익는 10월, 한류의 새로운 기둥으로 주목받는 한국 민화와 전 세계 한글학교, 그리고 동포 차세대가 한자리에 모인다.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은 한국전통문화원(원장 홍종진)과 함께 오는 10월 20일(월)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삼성로 642의 4층... -
트럼프-시진핑, 한국서 회담…양국 “소통은 유지, 결과는 미지수”
[동포투데이]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30일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이후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 앉는 자리로, 미·중 간 대화와 분쟁 관리 채널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만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NEWS TOP 5
실시간뉴스
-
“러시아와 전쟁 대비 완료”… 독일군 사령관 “나토, 80만 병력 투입 가능”
-
중국 상업용 로켓 ‘세레스-1(Y19)’ 발사 실패, 갤럭틱 에너지 사과
-
제너럴 애틀랜틱 CEO “중국의 혁신력 과소평가, 서방의 최대 실수”
-
“모국 품에서 다시 하나로”… ‘2025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 인천서 개막
-
더불어민주당 “윤석열·김용현·여인형 일반이적죄 기소는 당연한 귀결”
-
비야디, 2027년 상용화 목표 ‘1200km 주행’ 고체 배터리 공개
-
중국 3억 명 ‘싱글 세대’의 현실… 사랑보다 생존이 먼저
-
“120세 시대 연다?” 중국 바이오기업, 장수 약물 개발 착수
-
전라남도 인근 해상서 중국 어선 전복…2명 사망·3명 실종
-
호주 언론의 ‘반중 본능’, 뉴스 아닌 각본으로 변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