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천만 생명을 담보로 대통령 한사람만 진정시키려는가?
[한인협] 메르스 창궐한데, 여당은 계파갈등, 청와대는 당청갈등, 대통령은 방미라니...
메르스에 5천만 생명을 담보해놓고 대통령 한사람 진정시키려는가? ‘국민안전, 국가비상사태 시국’에 당정은 오로지 힘겨루기만...
청와대가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당정간의 충돌과 정쟁이 표면화됐고,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도 연일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책임공방으로 날이 새는지 밤이 오는지 모를 지경이다.

▲ 4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과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날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분위기 진정에 안간힘을 쏟았고, 서청원 최고위원과 김태호 최고위원은 노골적으로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또다시 책임공방은 멈추질 않고, 대통령은 방미 준비에만 분주한 모양새다. 수십 명의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속기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 공개회의석상에서 얼굴을 붉혀가며 당사자를 대놓고 ‘책임지고 사퇴’라는 목소리가 튀어나오고, 한편에서는 ‘책임은 무슨 책임’이냐며 격앙된 고함까지 터져 나왔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사망자가 늘어가고 있고, 메르스 감염 환자와 감염 예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국가비상시국’에 온 나라 온 국민이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지금, 정권은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책임공방만 벌이고 있으니, 그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다.

▲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공개석상에서 노골적으로 '사퇴하라'고 압박한 김태호 최고위원이 발언을 마치고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메르스 창궐로 전국은 사실상 비상시국인데도 새누리당은 계파 이익을 따지며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고, 서로 할퀴고 뜯고, 책임공방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도 없는 것 같다. 이런 광경을 보면서, 과연 이들이 정권이고 정부고 집권 여당인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4일 저녁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랴부랴 긴급으로 대시민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35번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불툭정 다수를 접촉했으며 이둘 가운데 1565명 명단을 확보하고, 긴급대책을 서두르겠다’는 지경에 이르렀어도 정부 보건당국에서는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동선이나 상황파악은 커녕 이들 명단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권의 이러한 작태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온전히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들고도 남을 법한데, 이들에게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의 말처럼, ‘지금 시점은 국회법이 문제가 아니라, 메르스에 대해 정부와 여당, 야당 모두가 온힘을 쏟아야 할 때’이다. 일각에서는 국가 방역계엄을 선포해야할 시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에서 입법·행정·사법은 그 권력의 구분선이 공정하고 공평하며 분명하고도 철저하게 가려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매우 엄중한 문제이겠지만, 이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대통령이 한마디’했다고 해서, 권력의 한복판에서 벌어진 아귀다툼이 지금의 범국가적 위기에 직면한 ‘메르스 사태’보다도 더 우선시해야할 사안인가? 정녕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이냔 말이다!
4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메르스가 창궐하는) 국가적 비상상황에서 이처럼 위중한 시기에 정치권이 구태의연한 정치적 공방에 몰두한다면 국민들 분노와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정치 자체가 영원히 설 자리를 잃지 않겠느냐”고 계파싸움을 자제할 것을 호소했다.
김무성 대표는 또 “(호국의 달 6월에) 국민과 순국선열 앞에 계속 낯 뜨거운 행보를 해선 안 된다. 메르스로 국민들의 불안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시점에서 이번 사태해결에 여야가 있을 수 없고 네 편, 내 편이 있을 수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곧바로 “오늘 메르스 문제만 얘기하려고 했지만, 조금 전에 김무성 대표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고 곧바로 각을 세우고 “앞으로 아무리 대표를 하더라도 국회법 개정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들은 전부 당 싸움을 일으키는 사람이고, 본인은 아무 일도 없다는 식으로, 최고위원들이 얘기하는 부분을 나무라는 식으로 얘기하지 말길 바란다”고 김무성 대표 얼굴에 대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태호 최고위원 역시 “이 위급한 메르스 비상사태에 준한 이런 상황에서 당에서 요구하는 당정청 협의를 청와대에서 사실상 보이콧했는데, 솔직히 ‘유승민 체제를 신뢰하지 못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문제의 수습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말해 메르스 사태보다 ‘책임사퇴’가 우선임을 주장했다.
김태호 의원은 심지어 “이런 위급한 국가적 상황에서 당청간의 같은 자리를 못하고 신뢰를 못하고 같이 못 앉겠다고 하면 (중략) 수습을 하는 데에 우리 유승민 대표께서 용기 있는 결단으로 결자해지하시라”고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해 사퇴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친박계의 ‘사퇴’ 공세를 차분히 들여다보면 매우 조직적이고 치밀하다. 처음에는 쓴소리 정도로 시작했던 ‘유승민 책임론’이 어느새 ‘사퇴론’으로 진화했고, 급기야 지난 2일 박민식 의원이 원내대책회의 공개석상에서 ‘우리끼리 총질할 때가 아니라’라고 언성을 높이기에 이르렀다.
이날 노철래 의원은 곧바로 기다렸다는 듯 박민식 의원 얼굴에 대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이 시점에서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묵직한 돌직구를 패대기쳤다. 이어 서청원 최고위원이 3일 오전 라디오 대담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순진한 협상을 했다. 당내 분위기에 변화가 필요할 때”라고 방아쇠를 당기자, 준비된 총알들은 곧바로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빗발쳤다. 이 총알들을 누가 준비했는지는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무섭다! 일파만파로 번지는 메르스 확산 기세보다 더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는 정쟁이다. 당내 두 계파가 박근혜 대통령 단 한사람 ‘심기’를 진정시키는데, 5천만 국민 생명과 안전이 담보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 모두가 행복한 복지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정부가 내세운 ‘민생경제 안정과 국민의 안전본장’은 어디로 갔나? 새누리당이 국민들에게 부르짖던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다’라는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였단 말인가? 제대로 좀 하라!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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