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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7곳서 동포 추석 행사…지원정책도 ‘생활 속으로’

  • 허훈 기자
  • 입력 2026.09.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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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인천서 고려인 청년축제…전국 동포체류지원센터 추석 행사 본격화
  • 국내 체류 동포 약 86만 명…F-4 통합 이어 취업·교육·생활 지원 확대

[인터내셔널포커스] 추석을 앞두고 전국의 동포사회가 분주해졌다. 19일 인천에서는 고려인 청년들이 무대에 오르고, 안산과 광주·경주·김해 등에서도 동포와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행사가 이어진다.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명절을 함께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에 정착해 살아가는 동포들의 취업과 교육, 생활 문제까지 지역사회 안에서 풀어보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법무부는 전국 37개 동포체류지원센터에서 추석을 맞아 전통문화와 음식, 음악, 청년문화 등을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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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모이는 고려인 청년들


19일 인천 연수구 문화공원에서는 ‘고려인동포청년축제 이스크라(ISKRA)’가 열린다.


‘이스크라’는 러시아어로 ‘작은 불꽃’을 뜻한다. 국내에서 생활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는 고려인 청년들이 직접 참여해 밴드 공연과 중앙아시아 댄스, K팝 댄스, 장기자랑 등을 선보인다. 고려인 청년 창업가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눈여겨볼 부분은 무대에 서는 세대다.


고려인 사회는 이제 입국한 1세대의 정착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구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


이들에게는 비자와 체류기간 못지않게 일자리와 교육, 한국어, 주거와 지역사회 관계가 현실적인 문제다. 국내 동포정책이 출입국 행정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3곳에서 37곳으로 늘어난 지원센터


정부의 동포 지원망도 넓어졌다.


법무부는 올해 동포체류지원센터 14곳을 추가 지정해 기존 23곳에서 37곳으로 확대했다. 지원 대상이 되는 국내 체류 동포는 약 86만 명이다.


센터가 맡는 일도 체류 상담에 그치지 않는다.


비자와 법적 지위에 관한 상담을 비롯해 입국 초기 정착지원, 한국어 교육, 취업·창업 지원, 한민족 정체성 교육, 지역주민과의 교류까지 다룬다.


올해부터는 정부 예산도 동포체류지원센터 운영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전국에 흩어져 생활하는 동포들을 지역 단위에서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F-4 통합 이후 3만6000여 명 전환


체류제도에도 변화가 있었다.


법무부가 지난 2월 동포 체류자격 통합 조치를 시행한 뒤 석 달 동안 4만7000여 명이 재외동포(F-4) 체류자격 변경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3만6000여 명이 허가를 받았다.


체류자격이 안정되면 그다음에는 생활의 문제가 남는다.


어디에서 일할 것인지, 자녀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언어와 행정절차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중요해진다. 특히 중국동포와 고려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이런 문제가 학교와 직장, 주거와 복지까지 이어진다.


동포 문제가 출입국 행정의 경계를 넘어 지역사회 문제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동포 행사는 안산·광주·경주·김해에서도 이어진다.


20일 경기 안산문화광장에서는 ‘K-동포 문화축제’가 열린다. 여러 나라의 음식과 한민족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동포와 지역주민이 어울리는 자리다.


광주에서는 고려인 어르신을 위한 행사가 마련됐고, 경주에서는 환경정화와 한국문화 체험, 김해에서는 동포와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역사·문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각각은 지역 행사지만 전국 37개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비슷한 프로그램이 동시에 움직인다는 점은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들어오는 동포’에서 ‘살아가는 동포’로


1999년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진 뒤 국내 동포정책은 여러 차례 변화를 거쳤다.


초기에는 모국 방문과 출입국, 국내 체류와 경제활동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다.


27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을 잠시 찾았다 돌아가는 동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 직장을 구하고 집을 마련하며 자녀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었다. 한국에서 성장한 중국동포와 고려인 2·3세대에게 한국은 부모 세대가 찾아온 모국인 동시에 자신이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가는 생활공간이다.


정책의 무게중심도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 어떻게 들어올 것인가’에서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19일 인천의 고려인 청년축제를 비롯해 전국에서 이어지는 추석 행사는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현장 가운데 하나다.


행사는 끝나지만 취업과 교육, 주거와 언어 문제는 남는다. 전국 37개 동포체류지원센터 확대 역시 센터 숫자 자체보다 동포들이 실제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얼마나 덜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국내 체류 동포 약 86만 명 시대. 이제 동포정책의 현장은 출입국사무소를 넘어 학교와 직장, 동네와 생활 속으로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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