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대등관세' 정책이 중국에게 전략적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싱가포르 학자들은 미국이 동맹국과 경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중국이 아세안 국가와 미국의 동맹국을 포용하는 데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미국 외 국가 간 교역 확대와 지역경제 협력 강화로 '미국이 후퇴한 글로벌화' 또는 '미국 없는 반(半)글로벌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싱가포르 전문가들은 지역 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역할은 여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했다.
동남아시아는 미국의 관세 폭탄 최대 피해지역이다. 아세안 10개국 중 6개국에 30% 이상의 관세가 적용됐으며, 특히 캄보디아(49%), 라오스(48%), 베트남(46%), 미얀마(44%), 태국(36%), 인도네시아(32%)가 큰 타격을 입었다. 이는 중국 제품이 동남아를 통해 원산지 세탁을 통해 미국 관세를 회피하는 것을 차단하고 제조업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24%)과 한국(25%), 유럽연합(EU·20%)도 관세 대상에 포함됐으나 동남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싱가포르 유소프 이삭 동남아연구원(ISEAS)의 리량푸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지속될 경우 유럽과 일본·한국 등 동맹국들이 중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정학적 갈등으로 교역 확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과 아세안은 오랜 기간 최대 교역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며 영향력 확대가 용이할 것으로 분석했다.
리 연구원은 2023년 기준 미국의 아세안 누적 직접 투자액이 4,800억 달러(약 6,441억 싱가포르달러)에 달해 중국 대륙·일본·한국·대만 총합을 웃도는 규모라며, 미국의 경제적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인민대학 EU연구센터의 왕이웨이 소장은 미국의 고관세 정책으로 소규모 국가들이 대형 경제권과 협력하며 '미국 없는 반글로벌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왕 소장은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과의 양자 교역 강화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협력을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에서는 스페인·스웨덴·영국과의 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제결제 시스템의 탈달러화 가속화로 위안화 국제화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진핑 주석의 캄보디아·베트남·말레이시아 방문 계획은 중국의 신뢰성 있는 파트너 이미지 구축을 위한 외교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 온라인 매체 '디플로맷'은 이번 방문이 미국의 변덕스러운 태도와 대비되는 안정적 협력관계를 강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보 측면에서 ISEAS의 '2025 동남아시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미 간 선택을 강요받을 경우 50.5%의 동남아 응답자가 미국을 지지해 작년 중국에 밀렸던 추세를 반전시켰다. 남중국해 분쟁과 중국 기업 연루 의혹 등이 중국 이미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리량푸 연구원은 "경제와 안보 문제가 양극화 현상을 보이지만 미국의 안보적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왕 소장은 전통적 안보 동맹국들의 입장 변화는 어려우나 데이터 이동 등 비전통적 안보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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