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쿠바를 향한 압박 수위를 연일 끌어올리는 가운데, 워싱턴 내부에서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쿠바 정권 붕괴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데 이어, 미군 내부에서도 잠재적 군사 시나리오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냉전 시대를 연상시키는 미·쿠바 대립 구도가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9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쿠바 문제를 두고 과거보다 훨씬 진지하게 군사적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당초 대(對)베네수엘라 압박과 대쿠바 제재 강화가 쿠바 지도부를 흔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쿠바가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 워싱턴 내부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동 정세 불안과 맞물린 국제 전략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이란 문제에 군사력을 집중하는 상황에서도 쿠바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부 강경파를 중심으로 “제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 남부사령부는 최근 몇 주간 쿠바 관련 군사 대응 시나리오를 논의하는 회의를 진행했으며, 제한적 공습부터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작전이 임박한 상황은 아니며, 군 차원의 대비 계획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
백악관 역시 즉각적인 군사 개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국방부의 역할은 대통령에게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제공할 준비를 하는 데 있다”며 “그 자체가 군사 행동 결정으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쿠바 측은 미국의 최근 움직임을 사실상 군사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군이 중동 작전을 마친 뒤 쿠바를 “접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미국 내에서 나오자, 쿠바 정부는 이를 “전례 없이 위험한 수준의 침략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18일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대규모 유혈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바 정부는 미국의 최근 압박 수위를 ‘체제 전복 시도’로 규정하며, 국가 주권과 독립을 끝까지 수호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제 침공 가능성 자체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대외정책 전반에서 강압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쿠바 문제가 미국 국내 정치와 중남미 전략 구도에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양국 간 긴장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 대선 국면과 맞물려 쿠바 문제를 둘러싼 강경 발언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플로리다 지역 쿠바계 유권자층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가 강화될 경우, 외교적 해법보다 압박과 대치 국면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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