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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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스포츠 연변] 8일 저녁 6시경, 연길시인민경기장에서 성도천성팀의 이장수감독을 만났다.


10여년간 축구축구무대에 몸담고 있으면서 선후로 중경융흠, 청도펠래트, 광주항대 등 팀을 중국축구의 정상에 올려놓았었고 2012년에는 광주항대를 이끌고 팀을 아시아축구의 챔피언으로 만들던 중 거의 익어가는 “밥”을 “은발여우” 리피한테 그릇채로 빼앗겼던 이장수였다.

 

이렇듯 아시아의 1류급이라 볼 수 있는 거물급 감독이었지만 취재팀을 만난 이장수는 아주 평범한 인간이었다. 엄청 기적같은 일을 많이 해냈을뿐이지 머리가 두개인 것도 아니었다. 거기에 귀국해 안해가 끓여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살쪘을줄 알았으나 오히려 10여근 살이 빠진 이장수였다.

 

“그 사이 한국에 있으면서 일이 많았다. 자식으로 오누이가 있었는데 한양대를 졸업한 딸(음악석사)이 결혼하고 연세대를 졸업한 아들이 군에 입대했으며 지난해 말엔 85세 되던 어머니가 타계하면서 기쁜 일, 슬픈 일 다 생겼다. 살찌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주었고 좀 휴식하면서 나로서의 개인생활공간을 만들고 싶었지만 나란 인간은 ‘일복’이 많은 모양이었다.”

 

성도천성구단의 요청을 수락하기까지는 약 2개월 가량 걸렸다고 한다. 지난 5월 중경융흠시절의 제자 요하(姚夏) 수차 전화로 러브콜해왔으나 그냥 쉬고 싶다고 사절, “물 건넌 뒤 다리를 뜯어버리는(过河拆桥)” 간계에 넘어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구단건설에 대한 천성그룹 수뇌측의 장원한 타산을 듣고 나서야 마음이 움직인 이장수었다.

 

아래의 기록은 취재팀과 이장수 감독이 나눈 일문일답이다.

 

문: 천성구단의 현황 및 가장 큰 애로와 그 해결책은?

 

답: 이는 여러분들이 보는바와 비슷할 것이다. 성적이 밑바닥이고 사기가 저조한 것 등으로 그냥 그렇고 그렇다. 해결책이라 뭐 별거 없다. 그것도 그냥 잠을 적게 자고 하면서 버둥대며 애를 써보는 것이다.

 

문: 연변천양천구단에 대해 보는 시각은?

 

답: 뭐 연변천양천이나 우리 성도천성 모두 그냥 세임세임(근사)이다. 즉 100보와 80보 차이다. 연변의 감독을 맡고 있는 이광호씨나 나 모두가 재수가 없고 어깨가 무겁다. 경기를 떠나 하고 싶은 말이라면 “동병상련”이고 동정이 간다. 지금은 두 팀 모두가 더운 밥, 식은 밥을 가릴 상황이 못된다. 성적이 밑바닥이고 구단상황이 이 지경까지 된데는 꼭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루 빨리 문제의 근원을 찾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나는 이광호씨가 꼭 해결책을 마련하고 반전에 성공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옆에 이광호씨를 밀어주고 있는 사람이 많은걸로 알고 있다.

 

문: 연변구단으로 오지 않은 원인, 연변이 러브콜이 없었는가? 아니면 본인이 시큰둥해서였는가? 또한 그것도 아니고 다른 여건이라면?…

 

답: 연변에서 오라고 해야 버스를 타고 오든지, 자전거를 타고 오든지 할게 아닌가?! 그렇다고 나 혼자 오겠다고 춤출 수도 없는게 아닌가?! 그리고 이광호씨를 포함해 훌륭한 감독이 연변에 많은 걸로 알고 있었기에 구태어 그들과 “밥그릇 빼앗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한마디 지적하고 싶은 것은 연변의 상황 즉 “연변구단현상”은 내가 와서 꼭 풀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어서 우리의 화제는 중국축구의 발전에 대해 돌려졌다.

 

“중국축구가 진정 발전하자면 유소년축구에 보다 투자가 많이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도 성적이 부진이었지만 한국은 그래도 유소년축구에 대한 투자가 중국보다는 훨씬 더 많다. 헌데 현재 중국축구는 ‘▼’형으로 유소년축구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돈을 쏟아부어 세계급 스타를 영입해봤자 국가대표팀 성적제고에는 아무런 도움도 없다. 결국 한 나라의 축구발전은 국가대표팀의 성적에서 체현된다. 광주항대가 아무리 아시안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고 그랬다지만 그것 광주항대의 성적이지 전반 중국축구의 성적은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외적용병들이 중국축구무대를 차지하고 있기에 연변같은 지역의 축구발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하긴 나같은 감독을 하는 사람들이야 명품 외적용병을 갖다주면 마다할리 없다만…”

 

역시 우리 취재팀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이장수 감독이었다. 그러면서 이는 현재 축구프로화를 실행하는 상황에서 각 클럽마다 명품선수 영입경쟁을 벌이기에 피면하기 어려운바 한국도 엇비슷한 상황이 많다고 했다.

 

자신의 개인생활에 대해 소개하면서 이장수 감독은 취미로 골프를 몹시 즐기나 중국에 온 뒤 골프채를 잡아보지도 못했다고 하면서 몹시 피곤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감독생활 때문에 담배는 피우나 술은 거의 입에 대지 못한다고 했다.

 

동포투데이 리포터 김철균, 길림신문 스포츠기자 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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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이나 성도 모두 100보와 80보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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