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USMCA 재협상 본격화… 자동차 공급망·한국 기업에도 파장
[인터내셔널포커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미국·캐나다·멕시코가 나란히 16강에 오르며 공동 개최의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세 나라를 묶어온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이 현행 협정을 그대로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미 경제동맹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USMCA는 2020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며 발효됐으며, 6년마다 공동 검토를 통해 연장이나 개정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협정 폐기보다는 대폭적인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핵심 이유는 협정 체결 이후에도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한 무역적자가 줄지 않았고, 미국 제조업 일자리 회복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가장 큰 쟁점은 자동차 산업이다. 현재는 자동차 부품의 75% 이상을 북미에서 생산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미국은 이 비율을 더 높이고 미국 내 생산 비중도 확대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엔진과 변속기,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현지 생산 기준도 강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는 제조업과 일자리의 미국 회귀를 겨냥한 조치지만,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생산비 증가와 경쟁력 약화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USMCA에는 이른바 '독소조항'도 포함돼 있다. 회원국이 비시장경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 다른 회원국이 협정을 종료하거나 새로운 양자 협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단순한 통상협정을 넘어 공급망과 지정학이 결합된 장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재협상은 한국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미에 생산기지를 둔 자동차와 배터리 기업들은 원산지 규정이나 현지 생산 비율이 강화될 경우 공급망과 투자 전략을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새로운 투자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캐나다와 멕시코 역시 미국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캐나다는 교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멕시코도 자국 제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에서는 공동 개최국으로 하나가 됐지만 통상협상에서는 각국의 국익이 우선이다. 이번 USMCA 재협상 결과는 북미 경제권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과 자동차 산업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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