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독일 유력 시사주간지가 최근 “중국이 과거 미국처럼 세계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취지의 분석을 내놓으면서 유럽 내 대중 인식 변화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서구 젊은층 사이에서 중국식 생활문화와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며, 중국의 영향력이 산업과 기술을 넘어 문화 영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장문의 분석 기사에서 “현재 중국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과거 미국이 코카콜라·할리우드·마이크로소프트 등을 통해 세계 문화와 소비시장을 장악했던 흐름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유럽 정치권이 여전히 관세와 공급망 리스크, 탈중국 전략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 변화는 젊은 세대의 소비문화와 온라인 플랫폼에서 먼저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외교협의회(ECFR) 보고서를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차이나맥싱(Chinamaxxing)’이라는 키워드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중국식 생활 습관이나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온라인 문화 현상을 의미한다.
뜨거운 물 마시기, 집에서 슬리퍼 신기, 구기자차 마시기, 태극권 수련, 중국산 완구 수집 등이 일부 젊은층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뉴저지주의 한 여성 이용자가 “면과 훠궈를 좋아하고 집에서 슬리퍼를 신는다면 이미 중국식 생활에 익숙한 것”이라는 취지의 영상을 올린 뒤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세대별 인식 변화도 나타났다. 기사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18~24세 청년층 가운데 19%가 “중국과 더 가까운 관계를 원한다”고 답한 반면, 2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이 비율이 7% 수준에 그쳤다. 프랑스 청년층에서는 해당 비율이 22%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슈피겔은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중국 산업·기술 경쟁력 확대와 맞물린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2’가 글로벌 흥행 시장에서 주목받고, 게임 ‘흑신화: 오공’ 역시 해외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광둥어 랩 음악 역시 해외 플랫폼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중국 대중문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이러한 문화 확산의 배경으로 중국의 산업 생태계를 지목했다.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디지털 경제 등을 장기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중국의 대EU 무역흑자는 830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제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특히 글로벌 친환경 전환 과정에서 상당수 국가들이 공급망 차원에서 중국 제조업 의존도를 단기간 내 낮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AI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슈피겔은 중국의 특징을 ‘공학자 중심 국가’라고 표현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기술 구현 가능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스탠퍼드대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과 중국 최상위 AI 모델 간 성능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으며, AI 논문·특허 수에서도 중국이 세계 선두권에 올라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AI 기업들이 저가 전략과 국산 반도체 기반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중국 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신형 AI 모델은 상대적으로 낮은 API 가격 정책을 내세웠으며, 화웨이 칩 기반에서도 원활히 작동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기사에서는 미국 내부에서도 중국 AI 확산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미국 AI 관련 단체들이 SNS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중국 AI 위험성을 강조하는 영상 제작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도 함께 언급했다.
슈피겔은 미국과 유럽 내부가 정치·산업·기술 이해관계 충돌로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반면, 중국은 장기 전략 아래 산업·에너지·기술 정책을 비교적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유럽 내부에서는 중국 기술과 산업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경계론 역시 여전히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공급망 의존 심화와 안보 문제, 디지털 통제 구조 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존재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단기간의 정치 구호가 아니라 제조업·기술·산업 기반 축적 과정 속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젊은 세대의 소비문화와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변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미국처럼 중국 역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그 방식과 구조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산업 경쟁력과 기술 투자, 장기 전략 추진 능력이 중국 성장의 핵심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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