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캐나다 정부가 중국 전기차 기술을 활용해 자국 내 전기차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던 고율 관세를 대폭 낮추는 한편, 관련 조치는 미국 측에도 미리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17일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캐나다가 향후 3년간 중국 기업과의 합작 및 투자 방식으로 중국 전기차 기술을 도입해 ‘캐나다산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북미 지역에서 중국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국 전기차 생산을 추진하는 것은 캐나다가 처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책 변화는 관세와 수입 물량 조정에서 먼저 나타났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16일 중국산 전기차의 연간 수입 쿼터를 4만9000대로 늘리기로 했다. AP통신은 해당 물량이 향후 5년 내 7만 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관세 인하 폭은 더욱 크다. 캐나다는 중국 전기차에 부과하던 100% 추가 관세를 최혜국대우(MFN) 세율인 6.1%로 낮췄다. 이 고율 관세는 2024년 8월, 당시 트뤼도 정부가 미국의 대중 통상 정책을 따르며 중국산 전기차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100%,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도입됐다. 이후 중·캐나다 관계는 급속히 악화됐고, 중국은 반차별 조사와 함께 캐나다산 유채씨 등 농산물에 대한 대응 조치에 나섰다.
캐나다 정부는 이 같은 결정을 미국 측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주미대사 커스틴 힐먼은 중·캐나다 정상 회동 이후 미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으며, 당시 미국 측 반응은 중립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미국을 놀라게 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카니 총리 입장에선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며 “중국과 합의가 가능하다면 추진하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리어 대표는 해당 협정이 캐나다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미 교통부 장관 숀 더피는 “캐나다는 중국차 유입을 허용한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BC는 캐나다 정부가 오는 2월 자동차 산업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내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기업에는 유리한 시장 접근을 허용하고, 해외에서 조립한 차량을 수입하는 업체에는 동일한 혜택을 주지 않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관세 압박은 이미 캐나다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제너럴 모터스는 온타리오주의 한 공장을 폐쇄했고, 스텔란티스는 토론토 인근 공장에서의 지프 생산 계획을 취소한 뒤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했다. 캐나다의 이번 정책 전환이 자동차 산업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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