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중국 대륙이 국민당 새 지도부에 공식 축전을 보냈다. 대륙 최고지도부는 10월 19일 정리문(郑丽文) 신임 국민당 주석에게 보내는 축하전문에서 ‘92공식(九二共识)’과 ‘반(反)독립’ 기조를 명확히 언급하며, ‘세계 백년 변국(变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국가 통일의 추진’이라는 세 가지 핵심어를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표현”이라며, 중국이 정리문 체제의 출범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분석한다.
정리문은 이번 국민당 주석 선거에서 6만5천여 표, 50.15%의 득표율로 당선돼 국민당 제21대 주석에 올랐다. 당선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중국인”이라며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이어 대륙에 보낸 회신에서도 “양안은 모두 하나의 중국”이라며 “국민당은 92공식의 원칙을 지키고, 어떠한 형태의 ‘대만 독립’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과거 국민당 지도부의 신중한 표현과 확연히 달랐다. 주리륜(朱立伦), 장지천(江启臣), 우둔이(吴敦义) 시기에는 ‘92공식’이라는 단어조차 공개석상에서 회피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정리문은 취임 직후 당의 대륙정책 노선을 다시 ‘명확한 방향’으로 되돌려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민진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진당 대변인은 “주권을 팔아넘기는 행위”라며 국민당을 비난했지만, 대만 내 여론은 오히려 “누가 대만의 전체 민의를 대표하느냐”는 반문으로 돌아섰다. 정치평론가들은 “정리문이 두려움 없이 직설적으로 말한 것이 오히려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했다.
정리문은 “두려워서 교류도 못 한다면 정치할 이유가 없다”며 “국민당 대표로서 양안 평화 발전을 추진할 것이며, 앞으로는 대만 다수 민의를 대표하는 자격으로 대륙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녀는 방중 일정을 서두르지 않고, 2026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 “선거를 통해 더 넓은 민의 기반을 확보한 뒤 가는 것이 정치적 무게감이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군계(軍系)와 보수 진영은 정리문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한 군계 인사는 개표 당시 눈물을 흘리며 “중국이 없으면 대만이 어디로 가겠느냐”고 외쳤고, 이 장면은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리문은 당 운영에서도 개혁을 예고했다. 그는 “향후 국민당의 대선 후보는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루슈옌(卢秀燕), 자오사오캉(赵少康), 한궈위(韩国瑜) 등 유력 인사들도 예외가 없다고 못 박았다. ‘밀실 정치’의 종식이 목표라는 것이다.
대륙의 태도 역시 변화하고 있다. 축전에서는 단순한 예의적 문구를 넘어, “민족 부흥”과 “국가 통일 추진”이라는 직접적 표현이 등장했다. 베이징이 정리문을 ‘향후 협력 가능한 인물’로 판단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리문은 ‘교류 재개’를 자신의 대표 정책으로 내세웠다. 그는 “대만 경제의 활로는 교류 속에 있다”며, 소삼통(小三通·직항·직통·직교류) 재개, 냉장물류 협력, 청년 상호방문, 육생(陸生) 교류 확대 등을 구체적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보다 실질적 생활 개선과 직결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 안팎에서는 “국민당이 오랜만에 방향성을 되찾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륙도 그녀를 소통 가능한 파트너’로 인식하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정리문은 아직 모든 카드를 공개하지 않았다. 2026년 지방선거를 발판으로, 2028년 대선 구도까지 내다보는 장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민당 내 노선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정치학자는 “이번 축전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새로운 양안 정치국면의 서막”이라며 “정리문이 어떻게 균형을 잡느냐에 따라 향후 양안 관계의 온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리문이 강조한 “양안은 한 나라”라는 말은, 이제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질적 행동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26년 이후 그녀의 방중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양안 관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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