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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 높은 벽 뒤에 숨겨진 ‘인체 실험’의 비밀

  • 철민 기자
  • 입력 2023.02.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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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지난 5일, 신화통신은 ‘필라델피아 역사상 매우 어두운 흔적”이란 제목으로 된 특집 기사를 발표했다.


감옥 높은 벽 뒤에 숨겨진 ‘인체 실험’의 비밀


1971년 앨런 혼블럼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교도소 시스템에서 문화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곧 높은 벽 뒤에 심상치 않고 섬뜩하기까지 한 일들을 알아차렸다. 

  

당시 필라델피아 북동부에 있는 홈즈버그 교도소에서 많은 죄수들은 등에 패치를 걸치거나 거즈를 싸고 있었다. 혼블럼은 나중에 이들이 이 교도소의 오랜 의학 연구의 ‘시험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이는 필라델피아 역사상 매우 어두운 각인이었다. 혼블룸은 최근 홈즈버그 교도소 밖에서 신화통신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혼블룸에 따르면 홈즈버그 교도소는 (당시) 미국 최대의 인체실험센터라고 할 수 있었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자 앨버트 클리그먼이 진행한 실험에서 참여한 죄수들은 약간의 보수를 받았지만 자신들이 어떤 위험에 처할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혼블룸은 “이 죄수들이 실험 대상이 되더라도 몸 안에 무엇이 주입됐는지, 몸에 무엇을 발랐는지 알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1951년부터 1974년까지 홈즈버그 교도소 수감자 수백 명은 실험 중 의도적으로 약물, 바이러스, 곰팡이, 석면, 심지어 다이옥신에 노출되었으며 대부분은 아프리카계이고 무식했다. 그 시기, 이 실험에는 유명 제약 회사와 미국 군대를 포함한 많은 ‘후원자’가 있었다.   


홈블룸은 당시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알바를 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적었으며 청소 알바가 하루에 최대 50센트까지 벌 수 있었지만 클리그먼의 연구에 ‘시험품’이 되면 하루에 최소 1달러는 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은 보수로 피부 가려움, 피부 퇴색, 발진, 발열 등 증상을 견뎌야 하는 죄수들이 실험에 참가한 뒤 성질이 더 거칠어지고 화를 내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홈블룸은 “방사성 동위원소, 다이옥신 등 심각한 독성 물질에 대한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도 후속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검은 역사’를 연구하고 폭로하기 위해 1993년 필라델피아 보안관 집무실 근무를 포기한 홈블룸은 이후 두 권의 책을 써 화제를 모았다. 1998년 첫 책인 ‘1무당 피부: 홈즈버그 교도소 인체실험’이 출간된 후 피해자들은 그제야 자신들의 실상을 알게 됐고, 이들이 힘을 합쳐 권리보호에 나섰다.


나중에 홈블룸은 홈즈버그 교도소의 ‘매우 위험하고 부도덕한 일련의 실험’의 피해자 중 한 명인 아프리카계 남자 에드워드 앤서니를 만났다. 그는 안토니우스의 처지를 두 번째 저서 ‘과학적 처벌: 미국서 투옥된 흑인의 이야기’로 2007년에 출간했다.   


홈블룸에 따르면 다른 피해자들처럼 앤서니는 자신이 어떻게 이용당하고 학대받았는지를 경험했기에 미국의 ‘의사 및 의료기관’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갖게 됐다.   


피해자들은 소송을 냈지만 펜실베이니아주 법이 정한 공소시효 때문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홈블룸은 이 죄수들이 “속았다”면서 추책 포기 문서에 서명했다고 강조했다.


2022년 10월 필라델피아 정부는 홈즈버그 교도소 실험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미국 역사상 유색인종에 대한 불명예스럽고 부도덕한 의학 실험의 또 다른 비극적 사례라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대 의대는 2021년 사과 성명을 내고 클리그먼의 명예 칭호를 일부 취소했다.   


홈블룸은 “필라델피아와 펜실베이니아대 의대는 진작 사과하고 방관한 책임도 있다”며 “이 모든 일은 국제적으로 인체 실험을 하는 행동규범인 뉘른베르크 법전이 나온 뒤 일어났다”고 해석했다. 

  

홈블룸은 “미국 의학계는 당초 뉘른베르크 법전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이 규범들을 과학적 탐구 과정의 장애물로 여겨져 지키지 않았다”며 “아주 ‘똑똑한’ 사람들이 의학윤리를 떠나 속박이나 문제로 삼는 것이 미국 교도소 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시험품으로 취급받는 이유이다”라고 비판했다.


클리그먼은 2010년 세상을 떠났고, 홈블룸은 첫 책이 나오기 전 그를 인터뷰했다. 클리그먼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조금도 회한의 기색이 없었다.   


홈블룸은 “나는 클리그먼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클리그먼은 당시 홈즈버그 감옥에서 죄수들이 아니라--자신의 말대로--실험에 사용될 수 있는 피부 조각들을 보았다”고 말했다.

   

홈블룸은 “미국 의학계와 학계 일각에서는 아프리카계 흑인 등을 이용해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실험 프로젝트를 벌인 후 이들을 버리는 ‘악렬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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