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9(일)
 

나의 글이 "연변녀성"에 실렸다니까 이웃집 리씨가 신기해서 물어왔었다.


"언니,원고료는 얼마나 되나요?"


난 갑자기 대답이 궁해졌다. 사실 그 원고료라는 것이 하도 보잘 것 없어서 떠벌이기에는 조금 구차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원고료는 대체로 천자에 10원,그러니까 만자에 100원인가 그런것 같기도 하고.... 아니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똑똑히 따져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허나 나로서는 그 속에 돈으로는 도저히 환산 할 수 없는 커다란 보람이 있다.

 
지금은 컴퓨터를 하니까 글 쓰기가 많이 쉬워졌지만도 그건 요 몇해 사이의 일이고 그전엔 쭈욱 원고지에 펜으로 써야했었다. 헌데 생활속에서 어떤 글 소재하나를 찾아 내여 글로 엮어서 잡지사에 투고하기까지 다른 사람의 경우엔 어떤지 몰라도 워낙 글 밑천이 짦은 나는 적어서 10여번, 많을 땐 무려 2~30번은 수정해야 제가 읽어도 그럴듯한 문장이 완성된다.

 
펜으로 300자 원고지 한장을 옮겨 적는데 걸리는 시간은 6분, 그러니까 만자 좌우의 문장 하나를 다 옮기려면 적어도 3~4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열번 아니, 스무번 서른번쯤 수정한다 치자. 그렇다면 거기에 소요되는 시간은?........!!!!!  실로 어깨와 허리가 결리고 손목이 시큰거리고 온몸이 쑤신다.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절대로 그런 고생을 사서 할 리가 없으리라!!


허지만 그것을 우체통에 집어 넣고서 수험생이 두근 거리는 심정으로 입시 결과를 기다리듯이 애타게 기다리다가 드디여 자기의 문장이 몇월호에 나간다는 소식을 접했을때, 또 그 잡지를 직접 받아 들었을 때의 그 뿌듯한 감각을 어찌 말이나 글로 다 표달할 수가 있으며 천금을 주고 바꿀수가 있으랴!!


그래서 혹 누군가는 그깟 쥐꼬리만도 안되는 원고료가 어쩌고 저쩌고 비웃을른지 몰라도 글쟁이들은 한결같이 글쓰기에 중독이 되
여 사는 것이다. 하니까 만약에 당신 주위에 나같이 조금 모자라는 글쟁이가 있다면 그 심정을 리해하고 원고료에 대해선 일절 묻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 글쟁이의 립장에서 그것을 밝히기가 적어도 부끄럽지는 않지만 고상한 취미 생활에 대한 모욕감으로 많이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니까 말이다.


/중국조선족대모임 게시판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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