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시아의 평화를 꿈꾼다
 
월간 '종교와 평화' 기고글
한국오픈스페이스연구소 홍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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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어린이에서부터 초로의 아주머니들까지 한데 어울려 풍류를 즐긴다. 핏줄이 어디 가나. 북치고 춤추는 몸짓이 우리네 모습 그대로였다. 청년들은 휘몰이 장단에 맞추어 북을 두드린다. 모란봉가무단원들은 한국의 천안에서 온 최명옥선생의 지도로 흥부와 놀부를 소재로 한 창극 ‘오매밥’ 연습에 푹 빠져있었다. 한편에서는 한국 제일이라는 김순영선생의 지도에 맞춘 탭 댄스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왔다.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환한 얼굴로 춤을 추는 소녀들은 아리랑가무단이다.
 
동북아평화연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지원으로 2013년 2월12일부터 17일 까지 진행된 ‘동북아의 고리고리 펼치는 예술교육’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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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 익힌 솜씨로 ‘잊혀진 기억, 항일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이라는 공연에 참여하였다. 최재형은 연해주에서 한인학교 설립, 민족신문 ‘대동공보’ 발행, 무장 항일단체 독립단 창설 등의 활동을 하다 1920년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독립 운동가이다. 2011년 동북아평화연대를 모태로 ‘최재형장학회’가 설립되어 러시아 동포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에는 중국 동포들을 위한 장학회를 준비하고 있다.
 
예술교육이 펼쳐진 장소는 고려인문화센터.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었다가 소련의 해체 후 연해주로 돌아온 동포들을 위해 동평이 주축이 되어 2004년에 시작해 우여곡절 끝에 2010년에 준공했다.
 
중국 동북3성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 200만 명에게 우리의 글과 문화를 교육하는 일도 주력사업이다. 이 단체는 중국 동포들에게 ‘꿈을 키우는 도서 보내기’ 운동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약 25,000여권의 책을 전달하였다. 올해에도 3월부터 7월까지 도서를 모으고, 8월부터는 발송하며, 중국 현지의 도서관 시설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일정이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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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심양에서 개최한 독서캠프에 현지의 동포 학생 70명, 교사 30명이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루었다. 한우리 독서 지도사들이 함께하여 독서의 즐거움과 방법을 나누고, 작곡가 박우진선생님은 아이들의 독후감과 이야기를 소재로 현장에서 6곡의 동요를 만들기도 하였다.
 
일본에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재일 동포들의 행사인 원코리아 페스티벌을 공동개최하고, 교토 우토로 마을 지키기 운동, 강제징용 관련 박물관인 단바망간 기념관의 재 개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북아평화연대는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을 자성하는 데서 출발했다. 한중 수교 이후 한국인에 의한 중국 조선족들의 사기피해 사건이 급증하자, 1996년 한국에서 이들을 돕기 위한 운동이 시작되었다. 2001년까지 1,600여 건을 파악하고 검찰과 정부에 접수하였으며 지금도 법률상담업무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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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에는 구 소련 동포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60주년 기념사업을 계기로 러시아 연해주를 중심으로 고려인 지원사업을 시작하였다. 이후 문화센터 개소, 의료지원, 주거환경 개선, 농업정착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장정, 시베리아횡단철도기행사업은 널리 알려진 사업이다.

2001년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동북아평화연대의 활동에 학계와 시민사회는 물론 법률인, 의료인, 교육인과 전·현직 기업인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도재영 기아자동차 전 부회장이 이사장을, 칸 건축그룹의 곽재환 대표가 단체의 상임대표를 맞고 있다.
 
출발점은 우리민족 돕기였지만, 동북아평화연대는 지금 아시아의 평화를 꿈꾼다. 국내에 다문화도서관을 만들고,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며, 동아시아 지역의 사회단체의 네트워크를 연구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상호존중 네트워크! 동북아평화연대의 핵심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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