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코리안드림”이란 후진국 사람들이 한국에서 가면 떼돈을 벌어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몽환경에 도취된 상태를 이르는 90년대 초반의 신조어이다. 이 말은 전쟁 직후의 한국인들이 미국이 대몽을 이룰 땅이라며 네오내오없이 도미(渡美)를 시도하던 <아메리칸드림>의 파생어라는 설이 근리(近理)일 것으로 본다.  

1992년8월의 중한 수교는 조선족 사회의 중대한 전환이었다.두 나라 국경의 장벽에 구멍이 뚫리고 래왕의 다리가 놓임으로 하여 신비롭기만 하던 한국은 조선족에게 있어서 황금 산맥이 뻗은 무릉도원으로 홀변하였다.거기에 한국민의 포용이 가세되어 한국행 이목지욕(耳目之慾)은 토네이도마냥 세차게 일어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숱한 사람이 기회를 노리는데 생사마저 도외시한 담력과 교묘한 수단에 귀신도 곡하며 도망 갈 정도였다.지겨운 가난속에서 한국이 고난 탈출의 최단의 지름길로 각인되었던 것이다. 금전만능과 적자생존의 가혹한 론리가 살판치는 랭혹한 세월에 이 철심(鐵心)을 품고 있었기에 사랑하는 고향과 자식을 뒤로하고 타국에서 온갖 고통과 서러움을 감내할 수 있었던 우리 겨레들이었다.

근 20여년의 꿈 펼치기 작전의 된고비를 지나 우리의 사회도 상전벽해의 변화가 일어났다.외적으로, 다수가 경제적인 여유가 생겨 도시에 아파트 쯤은 사놓고 애들을 공부시키고도 용돈의 충당엔 무리가 없을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내적으로, 한민족 사회와 세계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세계속에서 자기 삶을 영위하는 마인드를 갖춘 보다 건강한 문화적 모습을 키웠다는 사실이다. 코리안드림이 초급단계를 지나 단순한 돈벌이로부터 미래의 세계와 조화롭게 공생하는 가치관으로 성숙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이 꿈꾸기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고 한국은 여전히 희망의 땅이다. 단적으로 조선족 사회는 불가피적으로 한국과 직결되며 등변화선을 이루게 된다.현실적으로 한국의 해외동포정책, 한국에서의 조선족의 역할,한국민이 조선족에 대한 시각,조선족이 한국에 대한 인식, 조선족의 한국에로 이동은 실시간으로 련동되며 동시적인 변화를  보인다.이 경향의 대두는 우리에게 여세추이(與世推移)의 철학으로 지난날의 득과 실의 <손익계산>을  잘 해보며 코리안 드림을 한 단계 승화시키는 차분한 성찰의 절대적 필요성을 넌지시 알려준다.

가난에 찌들었던 지난날, 기성 세대들이 피땀으로 한국의 땅에 삶의 기반을 구축하여 조선족 사회의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면 오늘은 우리의 뜰안을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놀라운 것은 급한 하향곡선을 긋고 있는 인구통계수자와 해체 직전이라는 공동체의 궁상맞은 모습이다. 따라오는 공동체의 재건,후대의 교육,문화의 부활 등 력사적 짐은 우리에게 무겁게 떨어진다.빈곤 해탈을 위한 대탈출과 대이동은 시대적 몸부림으로 봐야 하지만 새 시대의 분기점에 선 우리에게는 분실된 귀중품을 다시 색출하고 다듬질해야 하는 강도 높은 로동이 요구된다. 아니라면 갱무꼼짝하고 민족이 사라진다는 멸종의 대접을 받게 되는 한계상태이다.

개중에서도 절박한 부분이 교육이다.인구의 급감으로 민족 교육이 위재조석(危在朝夕)인데다 학부모들의 불견식으로 다량의 애들을 타민족 학교로 보낸다는 사실이다. 한민족 사회를 이어주는 유일한 끈마저도 끊어버리는 게 남이 아닌 우리 민족의 젊은이들이다.그 거친 처사의 <가해대상>은 친자식이지만 나라는 찬란하던 한 민족의 자원을 잃어가고 민족은 후계를 잃어가는 짙은 그늘 속에 잠기고 있다. 이들에게 후대들의 영원한 행복을 위하여 코리안드림을 업그레이드시키자고 호소한다면 씨알이나 먹힐가? 진짜 한근심이다.

우리는 어둠속에서 광명한 앞을 봐야 하다.한국인과 조선족은 문화적 이질감으로 남스럽던 단계를 어렵사리 뛰어넘었다.지금은 동질성을 토대로 이질성을 수용하며 적극적인 부분을 활용하는 새 기류가 숙성되고 있다.해외의 한민족들 속에선 조선족 사회가 중국 사업의 성패의 큰 변수로 작용한다는 리성적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중국인들이 우리 민족과 문화의 가치를 추앙하는 시각이 날로 높아 간다. 이것이 바로 조선족이 비전을 밝게하는 두터운 사회 기반이다.조선족에게 있어서 바로 지금이 당찬 문화민족으로서 중화민족의 무대로의 찬란한 복귀를 서둘러야 하는 시기이다.민족의 화원을 찬란히 꾸려가는 호시절이 지금이다.

한국에서, 다국어에 능통하고 두 나라 문화에 익숙한 조선족 후예들이 산업계에서 인기를 일구월심 높혀가는 참신한 기상이 일고 있다.두 문화를 꿰찬 우세로 두 나라간의 교류에서 겨룰 대상이 없는 독점적 우세가 있기 때문이다. 일진일신(日進一新)하는 세계화의 마당에서 140여개 나라에 7000만 동포를 둔 광활한 천지인데  여기서 우리 후대들이 뿌리가 들리고 퇴색한다면 숱한 사람을 웃겨도 한참은 웃길 일이다. 우리 후계들이 중국내 한민족의 튼실한 교두보로 우뚝서기 위하여 그들에게 활무대를 지어주고 조선족 문화를 고양하면서 후계자로 자라는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 역시 기성세대의 몫임을 명기해야 한다.

<논에는 물이 장수>란 속담을 음미하며 우리 터전를 키우는 <물>이 문화라고 인유(引喩)해 본다. 우리는 이 <고급영양수>를 기껏 관개하여 생신한 새천지를 개척하고 건실한 자손들을 길러내자.우리가 생계전쟁의 시대를 거뜬히 넘어 신조류 문화민족으로 거듭난다면 조선족이 중화민족의 우수 민족으로,글로벌 한민족의 차이나(China) 구심점이 된다는 꿈은 결코 일장춘몽은 아닐 것이다.
(끝)


김인섭
조글로 201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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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드림의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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