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16일, 인도 언론에 따르면 세계 2위의 밀 생산국인 인도가 지난 13일에 발표한 밀수출 금지령이 이날부터 전격 발효됐다.


인도 정부는 “밀수출을 금지한 것은 국제시장에서 밀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국내 식량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용장과 식품안전 수요가 있는 국가에는 밀을 계속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14일, 독일의 소리 방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농업시장이 경색되면서 밀 공급을 위해 인도를 찾는 전세계 식량 구매자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고 주요 7개국(G7) 농업장관들은 이날 인도의 일시적인 밀 수출 금지 결정을 비난했다. 그리고 FT는 미 농무부를 인용해 전세계 밀 생산량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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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밀 수출 금지 결정을 상당히 갑작스럽게 선포했다. 인도는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식량 수입국에 대표단을 파견해 인도 밀수출 문제를 협의했다. 이에 앞서 모디 총리는 인도 내 밀 상인들에게 글로벌 밀 공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농업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가 올해 밀 수확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밀 수출 금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현재 중국에 이어ㅡ세계 2위의 밀 생산국으로 밀 대부분을 자국 내에서 공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인도 정부가 국민에게 식량을 무료로 나눠주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비축분이 일부 소진됐다는 추정이 나온다. 현재 인도는 통화팽창이 심각해지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밀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로이터통신은 인도의 밀수출 금지 조치가 국제 곡물시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아시아·아프리카 빈곤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전통농업 대국인 우크라이나의 밀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언론들은 평가했다.  전세계 밀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두 나라의 밀은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국제시장에서 밀 가격이 40% 이상 급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의 갑작스러운 밀 수출 금지로 전 세계 밀 시장의 공급부족 갈등이 불거지고 일부 국가와 지역에 잠재된 기근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워싱턴 국제식품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4월 초순 현재 전세계 식량 수출 규제 국가는 16개국으로 늘었으며 영향을 받는 수출량은 전세계 식품 수출과 관련된 칼로리의 17%에 해당됐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인도와 인도 밀이 전세계적인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하면서 관련국들에 대해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14일, 독일에서 열린 G7 농업장관회의에 참석한 젬 외즈데미르 독일 농림식품부 장관은 “인도 당국에 시장 개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당일 독일 TV1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 세계 시장에서 기록적인 약 1000만 톤의 밀을 수출하려 했으며 유럽뿐 아니라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등 개발도상국에도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인도의 밀수출 금지는 식량난에 대한 세계적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유엔은 우크라이나가 이미 수확한 2500만 톤에 가까운 식량은 수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4월 우크라이나 항구의 밀 수출량은 약 16만7000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8할 감소했다.

 

14일, 독일 언론은 미콜라 솔스키(Mykola Solskyi) 우크라이나 농림부 장관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항구의 대다수가 현재 운영이 불가능해  발트해 항구를 통한 운반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 기회에 다량의 밀을 수출하여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농무부는 18일부터 러시아 밀 수출관세가 톤당 114.3달러에서 111.9달러로 인하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16일 이후 오른 뒤 2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된다.


러시아 곡물연합 부회장인 알렉산더 콜부트는 세계 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정학적 긴장과 인도의 가뭄을 꼽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올해 러시아 식량 수확량이 1억3000만톤, 이 중 밀이 8700만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러시아 곡물 수확량이 높아 국내 수요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 공급을 늘릴 수 있어 세계 식량시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새 농업연도에 러시아 식량수출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 농산물 연구센터 소베콘 애널리스트들은 2022/23년도 러시아 밀 수출량이 4100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4월 러시아의 밀 수출량은 230만 톤으로 1년 전보다 70% 가까이 늘었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러시아 가공업체와 농업업체들의 밀 총 재고량은 1480만 톤으로 1년 전보다 100만 톤 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식량은 운송비와 보험료가 크게 올랐음에도 세계 시장으로 계속 수출되고 있다. 세계 주요 농업기업들이 러시아 사업에 대해 재지정을 하고 있지만 러시아 밀과의 교역량을 크게 바꾸지는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밀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VTB그룹은 여러 항만 부두와 기업을 인수해 러시아 내 식량 무역상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카길사(社)등  곡물상들은 러시아 밀수출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 농업시장연구소장은 “다음 분기 작황과 세계 다른 식량 생산지의 악천후를 우려해 밀 수요가 많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5월 수출량은 170만 톤 안팎으로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가 7월부터 시작되는 새 식량연도에 수출물량을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다.  


마원펑(马文峰) 베이징 오리엔트 농업 컨설턴트 주식회사  선임분석관은 “인도의 밀수출 금지는 중국의 식량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중국은 밀수입이 많아서 1000만 톤 정도이며 국내 식량가격 안정을 위해 미리 식량을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연간 400만 톤의 밀을 수입해 수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전세계 식량난의 관건은 운송의 차질이며 인도의 밀 수출이 어느 정도 보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인도는 동남아와 남아시아의 밀 시장을 겨냥해 왔지만 가장 주요한 밀 수출국은 아니다. 국제 밀 시장에서 미국과 캐나다 기업이 주요 교역상이다.  현재 러시아 밀수출이 미국을 추월했고 우크라이나가 캐나다를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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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밀 수출 금지 전격 선언...세계 식량위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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