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동포투데이] 3일 전인 6월 20일 중국 외교부는 아프간 내 중국 시민들에게 "조속히 철수할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강화하라"고 주의를 줬다. 3일 뒤인 6월 25일에는 아프간 대통령 아슈라프 가니가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미군 철수, 미·아간 관계 등을 논의하도록 초청된다.

 

지난 5월 미군 철수가 시작된 이후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에서 공세를 펼치면서 아프간 상황이 "1990년대 탈레반의 전면적인 권력 탈환 전"으로 치닫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한방에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아프간 안보군이 여전히 군사력과 실효적 통제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있다.

 

과연 아프간 상황이 어떤지 궁금하다. 탈레반은 왜 끝까지 쫓아가서 맹타하는가? 바이든은 이때 아프간 대통령을 왜 만나자 했을까.

 

55.png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탈레반은 5월 1일 이후 아프간 주도(州都)와 지역 중심도시, 군사기지를 맹공격했다. 전국 약 60개 지역이 피습돼 국토의 약 64%가 전쟁터로 전락했다고 한다. 또 5월 한 달에만 아프간에서 4375명이 사망해 4월의 1645명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의 훈련을 받은 아프간 안보군이 전쟁의 불길에 허덕이고 있다. 탄약과 물자 보급 중단으로 26개 안보군이 있는 기지가 탈레반에 항복했고, 지난주 아프간 중북부에서 정예 특수부대가 격멸되는 등 안보군의 강점인 공중력이 사라지고 있다. 그 사이 아프간 대통령은 국방부 고위 관리 2명을 경질했다.。

 

카타르 반도TV는 아프간 상황이 1990년대 탈레반이 전면 탈환하기 전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주말 재아프간 자국민에 조속한 철수를 알리는 안전 경고를 내보냈다.

 

아프간 정세는 도대체 얼마나 위급할까? 아프간 보안군이 탈레반의 이 밀집 공격을 견뎌낼 수 있을까?

 

아프간전은 '파탄'으로 치닫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프간 안보군은 30만 명이 넘고 미군이 떠나면서 일부 첨단 무기를 남겼으며 탈레반은 약 8만 명의 무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아프간 34개 주 가운데 탈레반의 통제 아래 있는 성은 단 한 곳도 없다. 한방에 무너질리는 없는 것이다.

 

왕스다(王世達)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난야(南亞)연구소 부소장은 "아프간 안보 상황이 이전보다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나는 미군 철수가 빨라져 당초 일정보다 일찍 철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탈레반과 다른 반군 조직을 제압하는 가장 중요한 세력인 미군의 이탈이 가속화되면 탈레반과 다른 세력에게 상당한 활동 여지를 남길 수밖에 없고 사기 면에서도 탈레반은 미군 철군을 20년간 미국의 침공에 저항한 성과로 간주해 최근 기세가 등등해 새로운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프간 전장은 부대 수, 무기 장비의 우수성으로 승부를 걸지 않는다. 왕 소장은 "1980~90년대 아프간 정부군이 소련에서 철수한 뒤 장비가 그리 뛰어나지 않고 파벌이 복잡한 '지하드' 게릴라에게 패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아프간 안보군은 숫자는 우위지만 영토방위 등 여러 책임을 지고 있어 실제 일선 전투력은 많지 않다. 아프간은 모두 398개 현으로 탈레반은 이전까지 수십 개의 현을 장악해 왔다. 현재 진정한 통제 구역은 이미 100개의 현을 넘었다. 아프간 전체 영토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갈수록 많은 현이 전쟁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그만큼 탈레반의 힘과 통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외신들은 탈레반 대변인 무자히드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며 첫째, 모든 외국군이 아프간을 떠나야 하고 둘째, 모든 아프간인을 포함한 이슬람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88.jpg

 

아프간 대통령 가니는 25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갖는다. 미국과 아프간의 오랜 파트너십을 부각시키는 방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아프간 국민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보증할 것이라고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미국이 철수를 성큼성큼 하면서도 아프간인들과 함께 하는 자세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미국을 위해 활동했던 아프간 1만 명 이상이 탈레반의 중점 보복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백악관은 '특수 이민 비자' 법안 통과를 추진 중이라고 두리뭉실하게 말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국무부의 비자 발급 기간을 보면, 절차를 마치는 데 500일이 걸릴 것 같다.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가니의 이번 미국 방문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그들은 개인 권력과 이익만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전 아프간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가 없었다면 아프간 사람들은 더 잘 살았을 것"이라며 "지금 이 나라는 전쟁 유린과 치욕, 재앙에 시달리고 있다"고 직언했다.

   

류웨이둥(劉衛東)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미군의 아프간 철수는 단일 사안이 아니라 바이든 정부의 분명한 전략적 전환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대국 경쟁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문제가 어디까지 해결될지는 미국의 관심사가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의 에너지를 억제하고 전체 전략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아프간을 '미국식 국가'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다시는 테러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측은 아프간 평화 프로세스를 원하고 있으며,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한발씩 양보해 전쟁의 불씨를 잠재우길 바란다. 내부 화해의 세부 사항은 의지도, 통제력도 없다. 그는 "이번 가니 초청은 미국의 전반적인 전략에 협력하고 세부적인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류웨이동은 분석했다.

 

미국은 아프간에 대한 요구가 많이 줄었고, 지난 20년간 여러 분야의 재건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왕 소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소통하는 것은 평화 프로세스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자신의 철군이 더 그럴듯한 이유임을 시사했다. 아프간 정부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고, 적당히 압박할 수도 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물음표를 찍어야 한다.

 

두 전문가는 전반적으로 미군이 철수하더라도 다른 형태로 존속할 것이며 아프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류웨이동은 "미국은 군사고문, 민간 보안회사 등은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존속할 것인 바 하나는 중국의 남서쪽 국경에서 어떤 억지력을 유지하면서 정보를 얻고, 다른 하나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에 대한 일정한 통제를 형성해 내부 평화협상을 진전시키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철수는 지상 전투 병력에 불과하다. 여전히 정보인력이나 국방부 직원, 국방부 계약직 등이 대거 포진해 있다. 그들은 사실 미국의 무장 세력이다."

 

왕 소장은 “더 중요한 것은 펜타곤과 미 국무부의 입장 표명으로 볼 때 미국은 주요 작전군이 철수해도 이 지역에 군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대체기지를 적극 찾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미군 주둔 요청에 대해 관련국들이 동의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현재로선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파키스탄 정부가 자국 내 미군 주둔을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2211.jpg

 

한편 미 국방부는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철군안대로 아프간 철수의 절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아프간 탈레반 공격의 증가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의 아프간 철군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매우 불명예스러운 탈출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아프간에는 휴전도 없고, 화해 합의도 없고, 공유 권리도 없다"며 "20년간 계속된 실패한 전쟁을 끝낸 것은 당연히 미국 사람들에게 환영받지만 아프간인들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군이 떠나자 아프간과 주변 지역에서 공포가 고조돼 알카에다가 다시 날아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물산이 부족하고 사분오열된 아프간이라는 중앙아시아 내륙국가가 또다시 특수한 지리적 위치 때문에 대국의 신경을 끌고 있다. 영국은 1920세기 초 아프간을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통로를 만들려다 결국 아프간을 독립국가로 인정했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간 군사 작전은 인도양 요충지에 남하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으나 10년 뒤 원기가 크게 다치고 말았다. 2001년 10월 미국은 이런 전철을 밟기 시작했지만 결국 제국으로서의 지정학적 요충지를 점령하지 못했다.

 

미군을 떠나보내는 아프간의 평화와 안정, 발전의 서광은 언제쯤 나타날까.

 

왕 소장은 "아프간 문제 해결이 복잡하고 내부 갈등도 있고 외부 강대국도 개입돼 있어 대내외적으로 어떤 균형이 형성돼야 평화 프로세스의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초 이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도하 회담이 상징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적어도 양측 대표가 앉아 협상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의 철군 합의 이후 탈레반의 평화적인 입장이 강화된 것은 시간이 자기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후 평화 프로세스는 실질적 진전 없이 정체 상태다. 아프가니스탄 내 파벌과 종족 세력은 역사적 앙금을 털어버리고 현실에서 권력 나누기에서 각자가 납득할 수 있는 타협을 이룬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아직 전쟁터의 힘겨루기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외부적으로는 중국이 일관되게 강조하듯 아프간 내 화해는 아프간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주도하고, 다른 나라들이 너무 많은 개입을 하면 할수록 사태를 복잡하게 된다. 이달 초에는 중국-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3자 외교장관 간 화상 대화도 가졌다. 이는 중국이 양국과 긴밀히 교류해 구축한 평화체제로, 정치적 화해·사회발전·안보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은 아프간 평화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자국민 철수 권유한 중국, 아프간 사태 얼마나 급박했나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